지나간날들/2022(쉬운 나이)

온통

그냥. . 2022. 5. 4. 08:13
세상이 눈부시다
끝 보이지 않게 뚫ㄹᆞ있는 시멘트 제방 도로도
그 위를 쌩하니 달려가는 어린학생의 두발 자전거도
나뭇잎도 이슬 묻은 풀마져도
오늘도 어김없이 주름을 만들며 흘러가는 강물도
나른하고 피곤한건 깊은 잠에 들지 못하고 저벅인 나뿐인가 싶다
팀 회식이 있다며 새벽 한시가 다 되어 들어 온 아들
마눌보다 더 좋은 친구들과 술한잔이라더니 머리정도는 감고 오신 것 같은 우리집 남자
새벽에 들어 온 아들보다
아홉시도 안 되어 들어 온 남편의 술 냄새가 더 고약한 것은 무슨 까닭인지 모르겠다
남편은 마시는 일이 습관처럼 된듯 한사람이고
아들은 적당히의 기준이 있는 탔인가
쇼파에 늘어져 자는 남편을 방으로 끌고 들어 오지 않은 건 이제 잠 방해 받을 둘째넘 방이 비어 있는 탓이고
열 많은 남편 시원하게 자는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은 이유고
나도 술먹은 콧노래를 밤새도록 듣지않아도 되는 이유다
시원한 거실에서 잘 잤는지 어김없이 다섯시 이쪽저쪽해서 거실 티브이가 켜지고 머지않아 어머니 어리광 잔뜩 들어간 목소리가 들린다
여섯시 너머 걸어나가 식당앞에세 제 뜻과는 상관없이 외박한 차 모셔왔다가는 출근했다
이런 일이 특별함이 아니니 몸이 알아서 회복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곤하겠지
새벽에 들어온 아들은 다행히 밤근무라 나오면서 들여다 보니 괜찮다 한다
늦게까지 노는 스타일의 아이가 아니라는 걸 알기에 늦게까지 붙들어놓은 회식자리에 아무 쓸모도 영향럭도 없는 투덜거림을 아들에 대한 안쓰러움을 담아 내 벴는다
나랑 평생 살 남편의 술은 남편까지 미운 오리새끼 같게 하고
남의 편이 될 내 아들은 마음이 아린 이유는 내가 아직 뭘 모르는 탓인가



나는 미래지향 주의자였다
나중을 위해 걱정하고 준비하고 노력하고
지금의 나는 지금이 더 중요하다
미래지향주의는 우리집 남자 하나로 충분히기 때문에
아주 오래전 들째 동서가 했던 말이 충격이었는데 그때만이라도 깨달았더라면 어땠을까
둘째가 그랬다
나는 오늘이 더 중요해요 오늘 잘 살고
내일은 또 내일 형편대로 살면 되죠
내일 걱정만 하다가는 언제 행복해요?
이런 의미의 말을 했었다
내 물론 내 기억으로 편집하고 다듬어진 기억이기는 하겠지만
어찌됐건 동서는 겉으로 보기에 지금은
나보다 더 많은 면에서 여유로위 보인다
내일을 이야기하다 오늘이 찌그러지게 살지는 않는 것 같아서 좋아 보인다

'지나간날들 > 2022(쉬운 나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차  (0) 2022.05.05
오늘도  (0) 2022.05.04
4월의 끝자락에 5월이 따라 나오네  (0) 2022.05.01
열흘 전쯤..  (0) 2022.04.30
지금  (0) 2022.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