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는 반갑던 비가
오늘은 또! 싶다.
그렇게도 가물어서 도로변에 풀들도 말라 가더니
그제 내리던 비가 어제는 오락가락하더니
오늘은 종일 내리고 있다.
저녁 먹는 시간에 잠깐 서쪽 하늘에 노을이 물들었었는데
지금 이 시간에도 빗소리가 들린다.
가만가만 가만 빗소리가 좋기는 좋다.
어제 늦은 오후
멍뭉이 데리고 산책 나가려고 골목을 나서는데
앞 앞집 언니네 며느리가 우는 아기를 안고 나온다.
안면이 있는 새댁이라...
아가야... 왜 왜 울어하며 묻는데
그 새댁.. 앞만 보고 걸으며 자꾸 손이 눈으로 간다.
울고 있구나....
애기 아빠 차가 없는 것이 같이 온 것 같지는 않은데
뭔 일인지...
뒤 따라 잠깐 걸으면서 자꾸 마음이 쓰였다.
이제 마약 세 돌이나 되었음직한 아이는 엄마가 우니
덩달아 우는 거 같고...
세상에 어디 울음 나오는 일이 한두 가지 여야지..
내 어린 시절
어쩌다 누군가 어떻게 지내..라고 의미 없이 묻는 안부에도
눈물이 핑 터지고 했던 그때...
저 새댁도 저렇게
아프고 아프면서 성숙해 갈까..
멍들어 갈까?
이왕이면 성숙해져 가는 과정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