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낮에 엄마가 톡으로 사진을 보내셨기에
좋은 글이나 이쁜 꽃 사진이겠지
짐작하고 하던 일을 하다가 좀 늦게 봤더니
메모지가 하나 찍혀왔다.
뭔가 하고 전화를 해 봤더니 안 받으신다.
아마도 또 폰은 마루에 두고
엄마는 텃밭 어느 한 곳에서 가을 햇살에 하얀 머리를 반짝이며
열심인 모양이었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식용으로 쓰기도 하고, 몸에 바르기도 하는
나는 잘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오일이더라고..
저녁 먹고 전화를 해봤다.
엄마 뭐야! 메모? 했더니...
동네 마을회관에서 건강체조를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이
엄마 발과 팔을 보더니 이거 한 번 사서 써 보시라고 그러면서
일러 주셨단다.
근데 처음 들어 본 거라 뭔지 모르겠어서 보냈다 하신다.
그래서 내가 검색해 봤더니 하면서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하니
돈 넣어주겠다고 동네 아주머니 거랑 두 개만 주문해 달라고..
그래서 두 개 주문해 드렸다.
얼마 하지도 않는구먼 무슨 돈이냐고... 동네 아주머니께 받어서
엄마 쓰시라 했더니
불편해하신다.
아마도 지난주엔가 누룽지도 사서 보냈는데... 싶으신 모양이다.
그래도 엄마 이거 얼마나 한다고 돈 보낸다 그러냐 펄쩍 뛰었다.
울 엄마나 나더러 먼저 무엇이든 주문해 달라고 했던 것이..
몇 년 전에 식당용 대형 밥솥 말고는 처음인 것 같다....
내가 가끔 엄마 필요하겠다 싶은 것은 보내 드리지만..
엄마가 먼저 손 내밀기는 처음이다.
엄마는..
80 평생을 살면서 지금까지 영양제 한 번.. 한약 한 재 안 드신 거 같다.
안 사드려서가 아니고 안 지어 드려서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약을 싫어하신다. 한약도 비위 상해하시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거에 비하면 단단하게
작지만 하늘을 짊어지고도 곱고 단단하기만 한 민들레 같다.
내일이면 들어가겠지..
그 오일이 엄마에게 잘 맞아서 엄마 그거 또 필요 해?
하고 물을 수 있는 날 오면 좋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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