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질의 필수는 푸르시오~라고 누군가
가르쳐 주지 않았음에도 나는 익히 알고 있다.
정말로
한 번만 더 확인하고 한 번만 더 의심하고
한 번만 더 봤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늘... 뜨는 동안
반복되는 마음이다.
어제 분명 잘 확인하고 떴는데...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위에서 아래로 자연스럽게 봤다. 팔하고 가슴라인 이어지는 부분
줄임 코 부분에서 분명 확인했는데
도깨비에 잠깐 홀렸었나 봐..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세 줄 정도 풀어서 다시 떴다.
그리고 오늘 오전에는 좀 바빴고, 오후에 점심 먹고 한~~~ 참..
뜨다 보니 아무래도 이상한 거야..
내가 어제 몇 번을 확인했는데 싶은 의심..
그래서 다시 들여다 보고 또 들여다 보고..
아.................. 어젯밤에 잘 뜬 걸 풀어서 잘못 뜨고 있었구나 라는 걸
깨닫고...
풀어내는 게 너무 아깝고... 여덟 군데만 고치면 될 것 같은 생각에
이렇게 저렇게 물론 이론상으로는 안 되는 건 없다.
그런데...
뭔가 답답..
그렇게 고쳐서 뜨기에는 떠 올린 단 수가 너무 많아..
20단을 부분적으로 풀어서 떠 올리는데 위로 갈수록..
답답..
여덟 군데에서 세 군대 째 하다가
이렇게 떠서 신축성 떨어지면..
아니야 모양은 이상하지 않잖아..
그래도.. 이건 아닌 것 같아 왔다 갔다 하던 마음을 뚝
잘라내 버리고 푸르시오~ 했다.
차곡차곡 쌓이는 실...
건드리지 마! 멍뭉이~
이거 잘못 건드리면 엉켜.. 엄포를 놓고...
남편에게도 저거 건들이면 안 돼! 했더니
멍뭉이나 교육시켜한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
우리 집 남자도 우리집 멍뭉이도 실을 엉키게 하는 일은 없었다.
저녁 먹고 풀어낸 실을 대부분 다 다시 떠서 제자리로 배치시켜..
아 더워..
잠깐 한몇 분~ 소나기가 눈 깜짝할 사이에 왔다가 갔다.
흔적도 없이..
근데 난 급 더워져서 선풍기를 틀었다는 거 아냐..
지금이 10월... 맞아?
10월에 선풍기?!
오래 살고 볼 일이야.
나한테 이런 일이 있을 줄 누가 알았겠어.
아들이 친구 청첩장을 들고 왔다.
나는 그럴 때마다 울 아들도 결혼할 때가 됐구나.. 싶은데
아들은 별생각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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