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편안한 하루하루(2023)

엄마네 왔다.

그냥. . 2023. 3. 29. 21:36

너무나도 정겨운 골목

나 살아가고 있는 내 동네 그 골목보다 더 정이 가는 골목을

산책하는 길에 만난 봄까치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너무 작아 혼자 피어서는 봐주는 이 없을까 우려한 탓인지

무리 지어 곱게도 피었다.

저 청보라빛이 나는 참 좋다.

어제 친정에 왔다.

이삿짐센터 차가 들어와 

짐을 정리하기 시작하는 걸 보고 출발했다.

오랜만에 장거리 운전이어서 

손에 땀이 나도록 핸들을 붙들고 있었던 것은

나도 못 믿는 나 때문인지

나를 우려하는 가족들의 걱정 때문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별 무리없이 엄마네 도착했다.

참 일이 많았다.

2월 3워 그리고 집 리모델링까지 겹치는 바람에

내 체력은 바닥이 되었고 

집중력은 자꾸 떨어져 내가 뭘 하는지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질서가 잡히지도 않고 30년 이상 뿌리 박힌 나무처럼 살았으니

묵히고 묵힌 살림이 낙엽처럼 켜켜이 쌓여서

손이 가고 가고 또 가도 끝이 없었다.

그나마 좋은 일들에 바쁘니 이 정도로 버틸 수 있었지 싶었다.

큰아이는 원룸에 작은아이는 제 집으로

어머니랑 남편은 마을회관으로

흩어졌지만

젤 좋은 건 나 아닌가 싶다.

친정으로 간다니 이구동성 한 마디씩

좋겠네 살 좀 쪄가지고 와~

살쪄서 보게.. 하는...

그래.. 

몇 년 전 수술하고 내려와서 3주 정도 엄마랑 있었던 것 말고는

집이 멀지 않다는 이유로 오며 가며 하기 바빴는데

이렇게 마음이 편하다.

엄마 말대로 살이나 좀 쪄서 새 집에 들어가야지 싶다.

오늘도 엄마는 한시도 허투루 흘리는 시간이 없다는 데 대해 놀라고

존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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