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편안한 하루하루(2023)

점심을 먹으며

그냥. . 2023. 6. 5. 13:22

어제저녁에 간식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다는 멍뭉이 간식 사라 간

편의점 앞에서

들어 가면 안 된다는 말을 알아듣고 출입문 입구에 얌전히 앉아 기다리고 있는 멍뭉이가

귀여워 사진 한장 찍어 놓고 올려 본 하늘에 달이 둥그렇다.

그러고 보니 어제가 남편 생일이었으니 열엿새날이었던 것이다.

6월에 입주가 시작된다는 2단지에 달빛이랑 예쁘네..

 

병원을 다녀와서 

남편이랑 식탁에 앉아서 한 숟가락 뜨는데 헉..

막히는 듯한 느낌..

들려 있던 손을 살그머니 내려놓으니

먹어야지.. 한다.

먹고 있어.. 하며 밥을 먹는데

울컥..

왜 이렇게 온몸이 부실한 지

그래 뭐 열 번 양보해서 긴장이 풀려서 온몸이 

근육통인지 뭔지 모를 통증에 젖어 있다고 해도 이건 너무 하잖아.

요즘은 약도 잘 챙겨 먹는데 말이다.

남편을 보면서

병원에서 간호사들이 뭐 트롯 경연에 나왔던 가수들 공연하는데 다녀왔다며

하던 이야기며

티브이 화면을 채운 가수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또 이야기할 거

없나 신경을 세운다.

자연스레 내가 말이 많아지니 남편이 말소리가 잦아든다.

이미 알고 있는 거다.

어딘가 불편하다는 것을...

말 그대로 꾸역꾸역 밥을 밀어 넣고 

도수치료 받고 처방받아 온 약도 한 방에 털어 넣고...

나는 도대체 나를 어떻게 대접하고 살았던 건지..

얼마나 방치했으면 이나에 벌써 이렇게 눈물이 날 것처럼

그런지..

그냥 몽글몽글해진 마음 탓인지도 모른다.

너무 잘해주는 남편과 아들..

그리고 내 걱정 없으면 걱정이 없을 것 같은 엄마

온 가족의 관심과 사랑 속에 있으니

몸이 마음이 엄살인가 싶다.

그냥 꾹 말고

서럽게 이렇고 저렇다고 고래고래 소리라도 지르고 한바탕 

울고 나면 몸도 마음도 좀 개운해지려나..

뭔 핑계로..

무슨 이유를 대고..그래

이보다 더 어떻게 신경 써줘야 하냐고 등 돌리면 어떻게 해

남편 보기도 미안하고...

아들한테는 내색 안 하려고 꽁꽁 하고...

그렇다.

이 좋은 초여을 싱그러움이 가득한 날에 

나를 좀 봐달라고 끙끙 거리는 몸 때문에 우울하다.

이제부터라도 좀.. 챙기고 대접하고 살아야지..

내가 내 몸에 무관심하고 방치했던 벌 이제 받나 봐

제대로 벌 받고 있는 느낌이다.

소중히 여겨야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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