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에 간식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다는 멍뭉이 간식 사라 간
편의점 앞에서
들어 가면 안 된다는 말을 알아듣고 출입문 입구에 얌전히 앉아 기다리고 있는 멍뭉이가
귀여워 사진 한장 찍어 놓고 올려 본 하늘에 달이 둥그렇다.
그러고 보니 어제가 남편 생일이었으니 열엿새날이었던 것이다.
6월에 입주가 시작된다는 2단지에 달빛이랑 예쁘네..
병원을 다녀와서
남편이랑 식탁에 앉아서 한 숟가락 뜨는데 헉..
막히는 듯한 느낌..
들려 있던 손을 살그머니 내려놓으니
먹어야지.. 한다.
먹고 있어.. 하며 밥을 먹는데
울컥..
왜 이렇게 온몸이 부실한 지
그래 뭐 열 번 양보해서 긴장이 풀려서 온몸이
근육통인지 뭔지 모를 통증에 젖어 있다고 해도 이건 너무 하잖아.
요즘은 약도 잘 챙겨 먹는데 말이다.
남편을 보면서
병원에서 간호사들이 뭐 트롯 경연에 나왔던 가수들 공연하는데 다녀왔다며
하던 이야기며
티브이 화면을 채운 가수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또 이야기할 거
없나 신경을 세운다.
자연스레 내가 말이 많아지니 남편이 말소리가 잦아든다.
이미 알고 있는 거다.
어딘가 불편하다는 것을...
말 그대로 꾸역꾸역 밥을 밀어 넣고
도수치료 받고 처방받아 온 약도 한 방에 털어 넣고...
나는 도대체 나를 어떻게 대접하고 살았던 건지..
얼마나 방치했으면 이나에 벌써 이렇게 눈물이 날 것처럼
그런지..
그냥 몽글몽글해진 마음 탓인지도 모른다.
너무 잘해주는 남편과 아들..
그리고 내 걱정 없으면 걱정이 없을 것 같은 엄마
온 가족의 관심과 사랑 속에 있으니
몸이 마음이 엄살인가 싶다.
그냥 꾹 말고
서럽게 이렇고 저렇다고 고래고래 소리라도 지르고 한바탕
울고 나면 몸도 마음도 좀 개운해지려나..
뭔 핑계로..
무슨 이유를 대고..그래
이보다 더 어떻게 신경 써줘야 하냐고 등 돌리면 어떻게 해
남편 보기도 미안하고...
아들한테는 내색 안 하려고 꽁꽁 하고...
그렇다.
이 좋은 초여을 싱그러움이 가득한 날에
나를 좀 봐달라고 끙끙 거리는 몸 때문에 우울하다.
이제부터라도 좀.. 챙기고 대접하고 살아야지..
내가 내 몸에 무관심하고 방치했던 벌 이제 받나 봐
제대로 벌 받고 있는 느낌이다.
소중히 여겨야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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