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편안한 하루하루(2023)

일요일 아침

그냥. . 2023. 6. 4. 09:18

앞 아프트 정원에서 새소리가 귀엽다.

엄마 부르는 소리인가

사랑 부르는 소리인가

아까부터 혼자서 으앙 으앙 하면서 울어댄다.

새소리가 으앙? 

내가 생각해도 뜬금없고 우습지만 내 귀에는 분명 그렇게 들린다.

일요일 어침이어서 그런지 조용하네 

확실히 아파트 사람들의 휴일은 느지막이 시작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가만히 앉아 하늘이 올려다 보이고

쇼파에 앉아 있으면 너무나도 잘 가꾸어진 아파트 정원이 눈에 들어온다.

사람들이 왜 아파트를 선호하는지 알 것 같다.

우선 편리하고 안전하고 내가 신경쓰지 않아도 이렇게 예쁜 정원을 누릴 수 있으니

공감이 된다.

아장아장 걷은 아가

씽씽 바람을 즐기며 킥보드를 타는 아이

웅성웅성 서넛씩 조잘거리며 자전거를 타는 애들..

사람 사는 것 같다. 

외곽이어서 그런지 젊은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아이도 많고, 아가들도 많고..

멍뭉이도 제법 있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나와 돌아 다녀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젊은 사람들이 많은 단지 같아 보인다.

어린 아가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나이 먹어 할머니가 되어 간다는 이야기인가? 

흐...

하긴 벌써 내 나이에 할머니 된 친구도 있나?

내 친구들 중에는 아직이기는 한 것 같다.

뜨거운 커피는 부담스럽고 차가운 커피는 더 부담스러워서

얼음 몇개 넣었더니 딱 마시기 좋네

내가 내가 아닌 것 같은.

나도 나를 모르겠을 변덕이 죽 끓듯 하는 나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참 우습단 생각이 든다.

가끔 내가 우리 집 멍뭉이 보고

넌 왜 우리 집에 왔니?
왜 엄마한테 와서 이렇게 이쁜 짓만 하고 그래!

하는데

오늘은 나 자신에게 물어보고 싶네

넌 왜 여기 이렇게 앉아 있니?

왜 여기 이곳에 와서 이 사람들과 어울 더울 어우러져 살고 있어?
하고...

몰라 나도..

그래 그렇다 왜 그랬는지 나도 모른다.

멍뭉이도 당연 모르겠지.

그게 인생인 거야.

다 아는 것 같으면서도 아무것도 모르겠는 게

왜 여기 있는지 왜 그러고 있는지

왜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지

너는 알고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모르겠다.

그래서 내 인생은 여전히 의문 투성이이면서

그러므로 궁금하고 또 신비롭기까지 하다.

 

아들 퇴근해 올 시간이다.

오늘은 퇴근 무렵에 별일 없어 정시 퇴근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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