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괜찮은 오늘 2024

그림자마저 신난 멍뭉이

그냥. . 2024. 1. 22. 23:23

 

오랜만에 제대로 된 산책을 나선 멍뭉이의 신난 발걸음이

그림자에서도 느껴진다.

추웠다.

바람만 안 불어도 괜찮겠는데 바람까지 불어서 더 추웠다.

구름사이로 숨었다 나왔다 하는 해님도 그렇고...

이러다 등 돌리기 시작한 넘 다시 되돌아오는 거 아닌가 하는 걱정

들었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산책가자~ 라는 말에 신이 나는 폴짝 거리는 멍뭉이를

오늘도 안돼! 하면 안되잖어. 그래서 나왔다.

나도 사실 바람을 좀 쐬고 싶었어.

손이 정말 시리더라고..사진 찍으려고 장갑을 몇 번 벗었는데

그때마다 우와 손이 손이... 아주~ ㅎ..

그렇게 정상적인 산책을 즐기고 들어오신 멍뭉이는 그 뒤로도 기분이 좋다.

지도 추웠겠지.

그럼에도 산책이 좋은 건 무슨 이유일까?

이유가 아마 없을 것 같다.

그냥 좋은거겠지.

오늘은 산책하는 사람이 딱 한 분 계시더라고..

가끔씩 멍뭉이 산책 시키는 사람도 없고..

춥기는 추웠나 봐.

어제 나무처럼 우뚝 서서 찬 바람맞아보고 싶단 생각 했었는데

오늘 산책하면서 머리가 멍해지도록 바람맞았네

좋기도 춥기도 그렇더라고..

저녁에는 눈이 살짝 내렸어.

분리수거한 거 내놓으러 가는데 

가로등 아래로 눈꽃이 날리더라고..

눈이 얼마나 쌓였을까..하고 이제사

창문 열어보니 마당에 많이 쌓이지는 않았네.

딱 그때만 오고 안 왔나 봐.

내일 춥다니 눈 많이 오면 미끄러울 까 봐 눈도 조심조심

내리나 싶어.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해..

환경에 맞춰지는 것 같아.

예전에는 냉동실에 몇 달은 쳐 박혀 있던 찹쌀떡 같았어.

근데 지금은 많이도 말랑말랑해졌나 봐.

별게 다 서운하더라고..

감기 좀 걸렸다고 어리광이 늘어질 모양이야.

그냥.... 좀 그랬어.

말이 앞서 말랑 말랑한 사람인 거 잠깐 잊어버렸나 봐.

그 말들에 나도 그만큼 말랑말랑 해졌겠지.

그리곤 서운한 마음이 들어..

아파봐야 나만 손해여.. 싶기도 하고..

그래 맞아. 아파봐야 나만 고생인 거 모르는 거 아니잖아.

누구도 대신 아파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원래 나 아프다고 살람 누가 대신 살아 주는 것도 아니었잖아.

새삼스레 서운해하고 그래.

그래도 이번에는 설거지도 하고, 점심도 한 번 사 줬구먼..

그거면 된 거지.

그러니 잘 먹고, 운동 열심히 하고, 잘 자려고 노력하려고 해.

골골거리면서 여기저기 서운하다고 징징거리고  

우울해할 핑계를 만들지 말라고!

건강해야지.

당연히 할 일..

원래 그 사람의 모습이 그런 걸..

당연한 일에 원래 그런 사람에게서 서운한 감정이 

만들어지게 하지 말라는 거지.

그래...

내 감정은 내 것이니까..

특히 지금의 서운함은 온전히 내 것이잖아.

남편은 나름 신경 썼다고, 잘해줬다고 생각할 걸...

거기서 뭘 더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

너무 많이 너무 빨리 변하는 건 어디에서든

누구에게든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아.

그러니 건강하자.

감기정도야 예전에는 등에 업고, 어깨에 지고

머리에 이고도 뭐든 다 했잖아.

그때 비하면 호강인거지....

약해지지 말자.

의존적인 사람이 되지 말자.

내 모습을 잃어 버리지 말자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내 몫은 내가 감당하며 살아가는 삶을 살자.

그러자 

내일은 운동도 조금 하고 요가도 하러 갈 생각이야.

물론 마스크 쓰고...

괜찮겠지.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데 두 번 연속으로 빠지면

안될 것 같아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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