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빗소리가 듣고 싶어서 창가에 앉았습니다.
열린 창으로 들어오는 겨울 찬 바람이
훅 올라오는 열기를 시켜 주는 것 같아 좋으면서도
몸속으로 파고드는 오싹한 추위는 어쩔 수가 없네요
빨갛게 달아오른 난로를 바짝 끌어 당겨놓고
에탄올 난로에도 불을 올렸습니다.
에탄올 난로 불꽃이 낮이어서 그런지 어제 쓰다 남아 날아가서 그런지
너무 기운이 없어 보여서 쉬라 해 놓고 더 바짝 난로 가까이
가까이 다가가 앉아 있네요
비가 오고 있어요. 참 비가 많은 겨울이에요.
눈이면 좋겠다...싶은 아쉬운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 비가 눈이었으면
세상은 온통 눈으로 뒤덮혔을텐데 말이에요.
그래도 빗소리는 너무 좋으니 더 말할 것이 없긴 하지요.
아침에 통화 했는데
병원에 입원해 계시는 엄마는 감기로 골골 거리는 딸을
걱정하는 전화를 하셨네요.
뭐...감기쯤이야..
한 사나흘 지나면 누가 지나갔었나? 싶을만큼 흔적 없이 사라질 일인데요.
비가 와서...
작은아이에게 전화를 해 볼까...하다가 말았습니다.
걱정 할테지요. 감기 걸린 목소리를 들으면....
큰아이는 출근했고, 일하는데 굳이 바쁜 일도 아닌데 전화 할 일 없지요.
막힌 코와 뻑뻑한 목 덕분에 매력적으로 변한 엄마 목소리를
우리 아이들은 분명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 테니까요.
망설이던..
망설이고 또 망설이던.. 그래 망설임도 습관이라고 질러놓고
조화를 구입했습니다.
큰아이가 복지카드로 사 준 금고 흐흐흐
작은아이가 금덩어리도 없는데 아빠 왜 금고 사셨어요~ 했다더라 만은
큰아이 합격증도 있고 임명장도 있고 헌혈하고 받은 훈장도 있고 작은아이토익 최고점 찍은 것도 있고 대학원 학위기도 있고
통장도 몇개있고, 조심히 다루고 싶은 추억들도 있고...
결혼반지 팔아먹고 아쉬워서 한참 지난 후에 새로 18k로 맞춘 결혼반지도 있고...
그때 결혼반지랑 아이들 돌반지 안 팔아 먹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처음으로 들었다니까요.
그때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까운 줄 모르고 내어 주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더 발버둥 쳐 봤으면 어땠을까...하는 마음도 살짝 들기도 해요.
우리집 남자가 들어오네요.
창문을 열어 놓고 앉아있으니 뒷골목에 차 들어오는 것이 보여요.
한소리 듣기 전에..
창문 닫고 난로 끄고....아무것도 안 한척 해야겠어요.
한 삼십분만 있다 들어오지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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