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괜찮은 오늘 2024

말이 통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냥. . 2024. 2. 25. 23:30

 

어둠이 깊어도 들어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는

멍뭉이다.

낮에는 잘 놀고 잘 자고 잘 먹고 

산책도 잘 다녀왔는데

저녁이 되고 밤이 깊어가니 저렇게 바깥에 신경을

곤두 세우고 기다리고 앉아 있는 시간이 길다.

다른 날 같으면 벌써 코를 골며 깊은 잠에 빠져 있을 시간인데 말이다.

자다가 깨다가를 반복하고,

내게는 들리지도 않은 소리에도 벌떡 일어나 앉아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아빠라는 사람을..

어제도 오늘도 들어오지 않는 사람을

가다리는 거 보면..

멍뭉이도 정이 있고 그리움이라는 감정이

있는 것 같다.

말이라도 통하면 좋으련만.. 싶다.

 내가 집을 비우는 날은 거실 소파에서 웅크리고 있다고 하는데

내가 집에 있으니 거실까지는 나가지는 않는데 

장난을 걸고, 장난감을 던져줘도 그다지 신나 하지도

놀려고 하지도.

간식을 달라고 보채지도 않고 풀이 죽어 있는 모습이

참 안쓰럽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다.

 

오늘은 12시간 6분짜리 오디오 북을 하룻만에 다 들었다.

소설을 주로 듣는데 요즘 끌리는 것이 없었는데

듣다 보니 다 들었네.

뜨개질하기에는 오디오 북 듣은 게 제일 좋기는 한 것 같다.

그래서 스카프 하나를 또 완성했다.

이제 두 개 만들었는데..

앞으로 다섯 개를 더 만들어야는데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일곱 개를 만들려 하니.. 그 숫자가 만만찮아서...

간단한 방법으로 뜨고 있는데 실이 얇아서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기는 한다.

이번 거는 4일 정도 걸린 것 같고, 처음 거는.. 일주일 정도 걸렸던 것 같다.

다음 달 안에 끝내고 싶은데 잘 될지 모르겠다.

총 4개를 만들었다 지금까지

엄마 드린 거, 그리고 내가 하고 다니는 거,

그리고 두 개 더..

슬금슬금 지루해질라고 해...

지루하지 않게 뜨는 방법은 복잡한 무늬를 찾아서 무늬가 완성되어가는

것을 즐기며 뜨면 되는데

그러기에는 만들어 내야 하는 개수가 많다.

한꺼번에 일곱 개는 아니... 아홉 개는 무리인 것 같기는 하다.

그래도 누구 선물하기에는 숄이나 스카프 괜찮을 것 같다.

스웨터는 호불호가 있을 수 있고 비용이 상상 이상으로 많이 드는데

얇은 목도리나 가벼운 삼각 숄이나 스카프는 

괜찮을 것 같다.

내가 해 봐도 굉장히 따듯한데 가벼워..

그리고 비용도 많이 안 들어가.

정성과 시간만 투자하면 될 것 같으니 자주 애용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건.. 지금은 다섯 개를 다 완성하는 일이 급하고..

그거 끝내고 나면 뜨다 만 커튼 다시 시작해야지 싶다..

그나저나...

정말 길고 긴 하루다...

남편이 출근해도 하루종일 집 지키는 일은 그냥 일상이었는데

멀리 여행 갔다 생각하니 왜 이리 지루하고 심심한지...

한 사흘이 하루로 합쳐진 기분이다.

멍뭉이처럼 신경 곤두 세우고 기다리지는 않지만...

남편 빈자리가 느껴지기는 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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