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산책을 가는데 바람이 제법 차가웠다.
낮에 기온 생각하고 반팔에 얇은 가디건 하나 걸쳤는데
제법 춥더라고...
마당에 나와 꽃을 살피고 있는 친구가 있어
같이 동네 한바퀴 돌았다.
멍뭉이와의 산책은 말 그대로 산책이어서
운동을 목적으로 걷는 사람들하고는 맞지 않아서
대부분 혼자 다닌다.
딱히 시간 정해놓고 그 시간에 가자~ 하는 것도
불편하기도 하고 멍뭉이랑 함께 움직이다 보면
늘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가끔 동행하는 사람이 있으면 좋다.
물론 멍뭉이랑 둘이 하는 산책도 좋아한다.
바람에 먼지가 풀풀 날린다.
비 내린다 내린다 하면서 흡족하게 내리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불어대는 바람과 뜨거워진 햇살 탓도 있는 것 같다.
이웃의 집 멍뭉이 딸기가 뛰어 다니는 걸음 걸음마다
하아얀 먼지가 마치 물안개처럼 피어 오른다.
우리 멍뭉이 볼 일보고 덮는 시늉 할때도
내 슬리퍼 안쪽으로도 거침없이 들어오는 먼지가 느껴진다.
건조하다는 이야기다..
얌전히 흡족하게 제대로 비가 좀 왔으면 좋겠다.
친구랑
꽃 이야기.. 멍뭉이 이야기
바람이 차다..는 이야기..
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
별 이야기 없어도 친구라 편하고 좋다.
동네에 친구가 있다는 건 그냥 좋은 거 같다.
이중창이 좋기는 좋네
밤바람이 차갑게 느껴지는 날이면 엇그제 같기만 해도
창을 닫았을텐데..
안 창 열고 바깥 투명 창 닫아놓으니
밖은 훤히 보이고 춥지는 않으니 좋다.
확실히 더 포근하고 아늑한 느낌이 든다.
이 방에서는 어지간해선 느낄 수 없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