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쩔 수 없이 절재가 잘 안 되는 부분이 있다.
남들처럼 옷을 좋아하거나 먹는 걸 좋아하거나
액세서리를 좋아하거나..
그런 것들 하고는 거리가 멀다.
어느 때에는 책을 사는데 집중?했었다.
어릴 때는 좋아해서 샀는데
이명이 심해지고 읽지 않는 책들이 많아졌을 때도
나는..
어쩌다 아이들 필요한 책을 사러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거나
서점에 갈 일이 있으면 꼭 한 권이라도 내 책을 사 들고 나오고는 했다.
기차를 타거나 고속버스로 움직일 일이 있으면
무슨 낭만이라고..
무슨 책을 엄청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서점에 들어가 둘러보고
시집 한 권이라도 꼭 들고 나오는 것이 여행의 일부분이었다.
그렇게 우리집에는 다 읽히지 못한
제목만 보고
또는 작가 이름만 보고 들여놓은 책들이 제법 많다.
정리하고도 남은 책들은 정리하지도 못한다.
왜냐하면.. 다 읽지 못했으니까..
언젠가 읽을 날 오겠지..라는 기대는 안 한다.
이명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테니까..
그렇게 나는 이명하고 책을 바꿨다. 나는 원하지 않았지만..
그리고... 또..
실...
뜨개실 사는데 미쳤었다.
지금도 실이 참 많다. 집에..
새 실은 자꾸 나오고 더 저렴하면서 더 좋은 실들이
자꾸 쏟아져 나온다는 걸 알지만
우리 집엔 실이 참 많다.
물론 옷도 많이 만들기도 했고
여전히 뜨개질은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내 뜨개질 속도보다 실이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빠를 것 같기는 하다..
이것도 절재가 필요하다.
그리고... 아이들이랑 뭐 할 때
결재하는 습관..
늘 주어 버릇해서 그런가...
난 아이들한테 뭔가 계산하라고 하는 게 익숙하지 않고 어색하다.
6월 첫날..
이달은 지난달에 지출이 많았던 이유로
할 일이 많았다.
그래도 첫날인데 하루 이틀쯤 자제해 볼까 그러고 있었는데
큰아이가 낮에 집에 왔어.
엄마~ 막국수 먹으러 가게.. 한다.
그래 좋지... 하고 오늘은 얻어먹어야지~ 하고 가서 계산은
내가 하고 왔다.
그리고..
반팔에 팔토시를 하고 일을 하는데
토시가 너무 보플이 다 일어난 거다.
갈아 입은 옷가방 안에 들어 있는 그 토시를 당장 버리라고
말하고는..
그래서... 토시 몇개 주문해 주고...ㅠ.ㅠ
좀 과하다. 자잘한 금액이다.
근데 그게 문제다.
차라리 큰 금액이면 생각을 안 하는데
자잘한 금액이 자잘하게 많다는 거..
이제 그만 모른 척 해도 좋으련만 그게 잘 안된다.
그렇다고 아들이 빈 손으로 온 건 아니다.
대부분 손에 뭔가를 들고 온다.
오늘은 사무실에서 양봉하시는 분이 주셨다면서
꿀을 한 병들고 왔다.
꿀 색이 완전 거이 물색이더라고..
그런 꿀 처음 봤다.
꽃피는 시기에 비가 많이 와서 올해는 가격이 제법 할 것 같다 했다 한다.
그리고... 요즘..
나는 꽃에 미쳤다.
꽃...
꽃.... 꽃...
지난달에도 화원에 가서도 샀고..
주문도 했고..
뭐 크다면 큰 금액이고 작다면 적은 금액이지만.. 어쨌건..
그리고 난 또 오늘 점심 먹으러 간 식당에서
눈이 돌아가는 꽃을 봤다. ㅎ...
그것만 사면 만원이면 되는데...
주문하려면.. 오만 원 이상이어야 무료배송..
그 무료배송이 뭐라고.. 거기에 목을 매는지 알 수가 없다.
오만 원 가지고 뭐 고민하느냐 생각도 들지만
사실 엊그제 주문한 꽃을 어제 심었는데
또 꽃.. 그런 생각이 드는 거다.
그렇지만 그렇다 해도
내 꽃밭은 여전히 빈 공간이 많고
채워 넣고 싶은 꽃들도 너무 많다.
물론.... 꽃들도 자꾸 신품종이 나오고
자꾸 관심 가지고 찾다 보면 무궁무진하다...
꺾꽂이해 놓은 것도 정말 많다...
그리고 지금은 괜찮지만 조금 있으면 장마철이라
그다지 좋은 시기는 아닌 것 같기도 한데..
그렇다....
오전에는.. 여름옷을 장바구니에 담아 놨는데
그거 비우고 꽃을 살까 생각 중이다.
사실..
아이들한테만 신경 끊어도 꽃도 옷도 뭐
큰 금액이 아니어서 별 문제가 되지 않는데
그게 잘 안된다.
꽃도 사고 옷은... 봐서 할까? ㅎ..
별 걸 다 고민한다.
나도 아파 봐서.. 나 하고 싶은 건 하면서 살고 싶다 말한 지
한나절도 안 지나갔구먼..
뭘... 뭘 그렇게 그래.... 그렇지..
11시가 이십 팔분이네...
살짝 열어놓은 창으로 들어오는 찬 기운이 참 좋다.
어쨌건... 그만 정리하고 잠이나 자자
그리고 내일 기분 내키는 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