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오늘도 좋은하루)

햇살 좋은 날

그냥. . 2025. 2. 9. 22:11

햇살이 너무 좋은 날이었다.

거실 창으로 쏟아지는 햇살이 유혹하는 날..

멍뭉이는 점심때부터 나가고 싶어 했다.

미용도 했으니 조금이라도 따듯할 때 나가자 싶어

일찌감치 산책하러 나갔다.

오랜만에 천변 쪽으로 발길을 옮기기에 그래 한 번

가 보자 했는데

차량 통행이 적은 곳이어서 그런지 천변 쪽으로 걸어가는 내내

눈이 녹지 않은 곳이 많더라고..

그래도 녹아 질척이는 것보다는 괜찮기도 하고

멍뭉이 털이 길지 않으니 그만큼 길어진 다리가

더러워지지 않아서 열심히 갔는데

기온이 많이 내려기가니는 했나 봐.

사람만 걸어 다니는 천변로에는 눈이 아직 그대로더라고..

멍뭉이 가만히 서서 사람 발자국만 수도 없이 찍힌

눈 길을 내려다보더니 

이내 돌아서네..

아........... 내가 갈 길은 아닌 거야~ 하는 것 같은 뒷모습

발이 시리긴 시리겠지.

그래도 따듯하게 입어서 제 털 있는 것 보다야 포근하지는 않겠지만

눈으로 시린 발까지는 내가 어찌해 줄 수 없으니 말이다.

그래도 돌아오는 길 눈길은 기분 좋게 걸으시는..

눈도.. 다져진 눈을 괜찮은데 뽀드득 소리가 나는

밟히지 않은 곳은 좋아하지 않는 멍뭉이..

나는 밟히지 않은 눈으로만 다니며 내 발자국을 찍어 놓은데

멍뭉이는 그 느낌이 낯선 모양이다.

뽀드득~ 기분 좋은데

멍뭉인 기분 좋은 느낌은 아닌 듯하다.

저녁에는 큰아이가 밥 사준다고 해서 먹으러 갔다.

샤브샤브.. 소고기 무한리필..

처음에 가려고 했던 곳은 대기가 너무 많아서 

체인점으로 갔다. 다행히 주차장도 넓고 매장도 넓어서 

자리를 잡고 맛나게 먹었다.

근데 원래 가기로 했던 곳 보다 제법 가격이 세더라고..,,

나는 사실 고깃집이나 다른 곳 보다 훨씬 좋더라고

제법 배 부르게 먹었다.

아무리 맛있는 곳에 가도 많이 못 먹는데 말이다.

이렇게 맛난 걸 먹을 때는 작은아이 생각이 난다.

근데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음식 담아가면서 세 개씩 담으면 되는데

습관적으로 네 개씩 담는다는..

만두도 뭣도.. ㅎ..

다 먹고 일어나면서

아빠가 계산할게~ 하는데 흠이 고마운 거..

사실 아들한테 얻어먹기에는 금액이 좀 크다 싶었거든..

아들은 제사 살게요~ 했는데

아니야. 아빠가 살게.. 하고 남편에 계산했다.

아들이 호두과자 사 주어서 들고 왔다.

지도 하나 들고 가고..

오래간만에 맛난 저녁을 먹었다...

 

어제는

우리는..

나나.. 남편은..

옷을 하나를 사면 해질 때까지 입는 편이다.

패딩점퍼도..

사실 몇 년 전에 샀는지 기억도 없다.

근데 아직 너무 멀쩡하고... 포근해서 그냥 입는다.

근데 요즘은 밝은 색에 털 안 달린 패딩들을 많이 입더라고..

나는 가지고 있는 패딩이 다 짙은 색이라 지나가는 말로

나 패딩 밝은 거 하나 사줘 했었다.

지금 말고 겨울 끝쯤이나 다음 겨울에~ 했었는데

남편이 어제 사 주었다.

급할 것 없는데! 했는데

지금 사나 그때 사나~ 한 번이라도 따듯하게 입으면 좋지~ 하면서..

근데 정말 가볍더라고..

안 입은 것처럼 가벼운데 따듯해.. 

너무 가벼워서 경량 아닌가 싶었지만 

오늘 입고 저녁 먹으러 갔는데 아니야 따듯하더라고..

그렇구나 

세월이 흐른 만큼.. 옷도 더 좋아졌구나 라는 생각..

망가져서 못 입는 게 아니라는 걸..

사실 남편에게 그랬었다.

어차피 비싼 거 사서 두고두고 입느니

저렴한 거 사서 다음에 또 사 입어도 되겠더라는...

그랬더니 남편이 그래도 외투는 좋은 게 따듯하단다.

뭐 내 선에서는 분에 넘치게 고마운 패딩이 

하나 더 늘었다.

남편은 겨울이 다 가도록

플리츠 점퍼 몇 개 번갈아 가며 입는데 말이다.

패딩이 있어도 패딩 입을만치 춥지가 않단다.

참 단단해 보여서 믿음이 간다.

 

작은아이도 오늘같은 일요일 저녁이면

집에 들어가는 길에 꼭 전화를 준다.

그것도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평일에는 사실 회사에 있는데 싶어서..

주말에는 여친이랑 있을까 싶어서 망설이는

엄마를 너무 잘 아는 아들도 고맙다.

'2025(오늘도 좋은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르겠다  (0) 2025.02.14
아이고  (0) 2025.02.10
이 느낌이 참 좋다. 나는..  (0) 2025.02.07
눈이 내린다.  (0) 2025.02.06
맘 편한게 제일  (0) 2025.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