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속에 파묻힌 세상을 향해 한걸은 내 딛기가
조심스럽다.
첫눈 기다리던 사람들 마저 조심스러울 정도로..
많은 눈이 내렸다.
온통 눈이다.
하늘도 ..땅도 도로도...
도저히 아들 학교에 대려다 줄 용기가 나지 않아서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걷는 걸음이나 차 걸음이나 거기서 거기다 싶을정도로...
살금살금 조심스럽다.
내려간 기온덕에 도로는 꽁꽁 얼어 붙어있고, 차가운 기온이
온몸을 움츄려 들게 한다.
그래도 이뿌다. 세상은..
울 아들이 고생해서 그렇지..
그래도 싫지 않은 모양 연신 눈장난을 쳐 대는 아들놈이..
참..대견스럽기도 하고 속없어 보이기도 하고..
버스도 다니지 않는..고립되다 시피 한 마을에..
20여분을 기다리다 안되겠다 싶어서...동네에서 나가시는분
차에 부탁해 아들 끼워 보내고..
집에 들어와 보니..와 춥다.
추운 기운이 온 몸을 휘 감싸고 있다.
어저께 눈속에서 너무 열심히 놀던 막둥이놈은
열이 펄펄..이불속에서 끙끙거리고..
학교도 못가고..
병원을 어떻게 대리고 가나...걱정 했드니..
울 큰넘 자기가 약 지어 온다고 그런다.
역시 큰아들 다운데가 있다.
흐린 하늘에선 더이상의 눈은 내리지 않고...
그냥..꽁꽁 얼어 붙은 도로만 좀 풀렸음 좋겠다.
도로 무서워서리...어디를 꼼짝을 할 수가 없다.
남펴한테도 못가고...
오늘 오후엔 남편이 나온덴다. 원래 며칠 더 있어야 하는데..
아이들 학교 때문에...
도저히 나를 믿을 수 없는지..아침에도 수시로 전화 해 대드니..
도저히 안되겠는 모양이다.
아~~
남편차로 운전을 좀 해 볼껄..
큰차인건 상관이 없는데..스틱인지라...
난..오토밖에 못하는데...면허는 스틱으로 땄는데...
면허 딸때만 그걸로 했지..해본적도 없고,
또 남편이 자기차 나한테 내 줄리도 없고...
어쨋든.남편 나오면..남편차로 연수좀 해야 하지 않을까...싶다.
우선..후진해서 대문 빠져 나가는거 부텀..
대문하고..차하고 양쪽으로 여유가..5cm도 나질 않아서..
잘 할지 모르겠지만...
운전하면서 젤 힘든게 울집 대문 빠저 나가는 일이고..
몇년동안 운전하면서...내가 낸 사고는..대문에 차 긁어 먹는게
다 였으니..대문을 터서 좀 넓히는게 우선 할일 아닌가...ㅋㅋ
참...별 생각을 다 해보는 아침이다.
차를 두대나 세워놓고도..넘의 차로 아이를 태워 보낸 아침..
그래도 눈 온 세상은 아름답고...좋다.
참 조용한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