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남편이 봉서사 무슨 산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그 산으로 등산을 다녀왔는데
무진 고생을 했던 모양이다.
엇그제도 혼자 다녀오드니 오늘을 대비하기 위함이였나 보다.
자꾸 같이 가자는 남편..가고 싶은 맘 하나 가기싫고 부담스런맘
하나...
집에 콕 처박혀 있는거보다는 나을거 같아서 가기로 하고 아침
여덟시반에 집에서 나왔따.
몇몇 안면이 있는 분들과 또 다른 분들..
그래도 남편 동창들이라서 그런지 뭐 별 어려움 없었다.
그냥 별 대책도 준비도 없이 갔다.
가다보면 되겠지 건지산 몇번 올라갔던경험이 있는지라
별 생각없이 갔는데...
입구부텀 오르막이 장난이 아니다.
이런걸 등산이라고 하는구나..싶었따.
모악산이나 대둔산 못지 않은 산..
낙엽이 있고, 옷벗은 나무가 있고, 파란 하늘이 있고...
좋다..싶기도 잠깐...
숨이 차고, 다리가 아프고...
숨고르기를 하며 뒤쳐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써가며
올랐다.
첨에는..별 힘든지 모르고 올라갔는데 어느정도 능선을 넘고
또다른 능선을 타고 다른 봉우리를 넘으며...아...
힘들다 소리가 절로 나왔다.
무릎도 아프고, 특히 왜 골반이 아픈지....
정말 포기하고 싶은데..뒤 돌아갈 자신도 없고,
주저앉을 용기도 없어..꾸역꾸역 오길로 깡으로 버티며 올랐다.
얼마만에 등산인가...
등산다운 등산은 몇년만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아주 오래전 남편 친구랑 이맘때쯤 마이산 등반한게
기억에 있긴 한데...
지쳐 주저앉고 싶을쯔음이면 선두그룹에서 쉬어주고.
또다시 걷고, 오르고..내려가는 길이 나오면 다 올랐구나
한숨이 절로 나고..또다시 오르막...그렇게 그렇게 몇 능선을 타고
넘었는지...아홉시에 시작해서 모든 능선을 다 정복한 시간이 1시가
좀 넘어 있었다.
꼭대기에 올라와 내려다 본 세상은...
참 아름답고 고요하다.
와...올라왔구나..
내가...올라왔어. 바람이 참 좋았다.
맛나게 라면도 먹고, 김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후둘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내리막...
그래도 내리막은 할만했다.
무릎이 꺾이기도 하고, 좀 미끄러지기도 했지만..
우선 무릎이 안 아프고, 숨도 안차고, 골반이
안아파서..그런데로 할만했다.
와........
대단한 일을 한거 같다 오늘..
내가 나를 마악 칭찬해 주고 싶은 날이다.
남편이 등산화랑 등산복 사준다고 같이 다니잔다.
그러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