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못생긴 당근을 커다란 박스로 한박스나 얻어
오셨다.
녹즙을 내어 가족들 먹이려고 야채칼로 껍질을
깎아 내는데 장난이 아니다.
두갈래 세갈래 갈라진 당근들이 들쭉날쭉
모양도 별스런 것들이 껍질 벗기기가 힘들다.
열심히 벗겨 물로 박박 씼고 적당한 크기로 길쭉하게
잘라 녹즙기에 넣고 갈기 시작했따.
주루룩 나오는 주황색 당근주스...
온 힘을 다해 밀봉으로 밀어주면...
당근은 칼날안으로
빨려들어가 산산히 부서지며 맛있는 녹즙을
만들어 낸다.
아버님 한잔 남편 한잔 두 아들놈 한잔씩...
참 정성과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거 같다.
예전엔 일년 열두달 거의 날마다 어찌 했는지 모르겠따.
나이먹으니 요령이 늘고 게으름이 많아지는거 같다.
한박스 당근 며칠 안가면 끝인데..엄살 부리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