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방바닥과 씨름하고 있는 우리집 남자
연말을 온몸으로 앓아내고 있다.
아마...오늘 저녁도 모임이라지.
점심준비를 하는데 밥이 한공기쯤 부족할것 같아
라면을 하나 끓였다.
다른날 같으면 아이들이 라면 먹겠다고 성화였겠지만..
오늘은 지들 좋아하는 찌개가 있으니 내가 먹으려고..
점심을 먹는데..울아들~
"엄마! 왜 라면 먹어?"
"어..니 아빠 엇저녁 마신 술에 얼마나 속이 아프겠냐..
혼자 아프면 안되잖어 그래서 엄마도 라면 먹고 속 아플라고 먹는거야~"
"에이~ 엄마 라면 먹지마~ 소화 잘 안된다며..."
"아니야~ 기분 좋게 먹으면 괜찮아~"
"지난번에도 소화 안되서 고생했잖어~"
"아들..엄마 괜찮어. 아빠가 끙끙거리고 있는데 엄마도 옆에서
끙끙거려 줘야 니 아빠 안 외로울거 아니냐~"
눈치를 살피며 듣고 있던 우리집 남자 와왈~~
"술 먹지 말라는 소리보다 더 무섭다야~ 아들들. 아빠 엄마 무서워서
오늘 부터 술 안먹어야겠다~" 한다.
ㅎ............
기막혀...
ㅎ..............술을 끊으면 내가 성을 바꾼다..한마디 던지니
웃음이 밥상위를 뒹굴어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