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하러 또 이렇게 컴앞에 앉았는지
알수 없지만 습관 하나는 지독하게도
잘 들여 놓은 샘이다.
국가대표 축구 보겠다고 티비 앞에 여지껏 앉아 있는
두 아들넘의 두런 두런 이야기 소리가 정겹다.
티비..
나에게 얼마나 깊이 자리하고 있을까?
가만 보면..
가끔 보는 친구보다..
아침에 잠깐 잠들기 전에 잠깐 보는 큰아이보다
티비하고 더 많은 시간을 보낼때도
있는걸 보면..
아이들처럼 나도 어쩌면 티비에 어느정도는
어느정도는....
뭐랄까? 단어가 떠오르지 않네....
아. 길들여져 있는건 아닌가..싶은 생각이 든다.
길들여진다는것..
그것도 티비한테?
갑자기 티비를 멀리 하고 싶은 생각이 마악 든다.
낮에 쇼파에 아들 둘이 앉아 티비를 보다가
작은아이가 화장실 갔다 오는 사이 큰넘이 길게
누워 버렸다.
자리를 잡지 못하고 서성거리는 막둥이넘을 보며.
'큰아들~ 일어나. 작은 아들도 앉아야지~' 했다.
'맞어. ' 작은아이가 한마디 거들고..
'저어기 카펫 위에 앉으라고 혀어.' 하는 큰아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작은아이 성큼성큼 다가가더니 큰넘 다리를 번쩍 들어 테이블 위로
방향을 틀어 놓는다.
'그래 그러면 되겠네~' 하고 내가 웃으니
큰넘 한마디 한다.
'아~ 한빈이가 많이 컸단 말이야~'
'왜?' 내 말이다.
'예전에는 말한마디 하면 맨날 엄마만 찾고 눈물 찔찔 짜고
그러더니 이젠 나를 가지고 놀려고 한다니까.'
'그러엄..이제 열다섯살도 넘었는데.'
'엄마 나는 열여덟살이여어. 십대도 2년밖에 안남았네.'
'그러게. 징그럽게 언제 그렇게 많이 먹었냐.
얼마 남지 않은 십대, 찬란한 이십대를 위하여 열심히 살아야지
않겠냐?'
한마디 던졌더니 울 아들 헤헤헤..웃으며
울엄마 또 시작이다 싶었는지 딴청이다.
ㅎ..
누구 아들인지 눈치 하나는 굿~ 이여.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