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큰넘이 하고 싶다는 공부가 다른 과보다 공부를 더 해야 한다던
말이 떠올랐다....
공부......
그넘을 좋아하고 소질 있고 열심히 하는 일이면 뭐 조금 더 공부를 해야 한다는게
문제가 되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다만..
지금 내가 볼때는 큰아이는 공부엔 별루 관심이 없어 보여 엇저녁
하교한 아이를 불렀다.
'아들~ 너어..나중에 하고싶다는 대학공부가 의과대나 그런것처럼 그렇냐? '
'왜?'
'아니..다른거보다 조금 더 길게 해야한다고 그랬던것 같아서..'
'아니..6년은 아니고..석사까지는 따야 한다는거 같은데..'
'너...........그렇게 할수 있겠어? 그렇게 할려면 어느정도 공부에 재미를
느껴야 하는데 넌 공부 별루 아니야?.'
'.................그래도 전과 할꺼야. 문과로 옮길꺼야.'
목소리에 늘 함께 따라 붙던 웃음기는 사라지고 쇠붙이 처럼 차가움이 가득 섞여 있다.
또 잔소리...싶었던 모양이다.
난 잔소리 할 생각은 없었는데 다만...의견을 묻고 있었던것 뿐인데...
'그래. 누가 전과하지 말라는게 아니잖어. 어쨋든 니가하고 싶은 공부 하려면
좀 더 열심히 해야 하는거 아니냐고..'
'알았다고. 알았다니까. 열심히 하고 있다고..'
'너 뭐야. 지금 엄마한테 그 말투는. 어!'
'엄마는 꼭 내가 공부 하나도 안하는것 처럼 말하잖어. 엄마가 내가 학교에서
어떻게 하는지 알어? 열심히 하고 있다고..'
'내가 니 학교에서 모습을 어떻게 아냐. 엄마가 아는건 다만 집에 있는 니 모습하고
성적표 뿐이야. 열심히 한다면서 성적표 그건 뭐냐?'
'과탐만 문제지 다른건 다 조금씩 올라가고 있거든.. 엄마가 생각하는만큼 나 바닥 아니거든.
왜 내가 늘 바닥이라고 생각해. 영어도 수학도 그닥 문제 될거 없다고.
엄만 내가 꼭 공부 좀 해햐지 마음 먹으면 뭐라고 해서 하기 싫케 많들어. 엄마가 그러면 하기 싫타고 정말..'
'하기 싫으면 하지마라. 엄마가 날마다 공부 가지고 잔소리 하디? 가능하면 안하려고 하거든
공부가 잔소리 한다고 되는것도 아닌거 알고 하고 싶은데 안되는 너는 더 속상하겠지 싶어
잔소리 안할라고 하는거 너도 알잖어.
그리고 너 바닥 아닌거 엄마도 알아. 왜 모르겠냐. 성적표 오면 날마다 보는데 근데
과탐이건 다른거건 떼놓고 갈수 없으니 제일 뒤처지는거 더 신경 쓰이는거 당연한거 아니냐.
너 그리고 지금 그 말은 뭐야. 엄마 때문에 공부가 하기 싫타고...................
엄마 잔소리 몇마디에 꺾일 의지라면 하지 마. 안하면 되지.'
'의지는 이미 중학교때 꺾었거든.'
'야. 설... 너.......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엄마 알아.
엄마가 공부 공부 해서 너 손 놓아버린거 아는데 ..........그래도 그렇게 말하는거 아니지...
죽어라 일해서 뒷바라지 해줬더니 공부 안하는게 엄마 탓이냐........
물론 엄마도 잘못했지만 그정도 안하는 부모 있음 말해봐라. 엄마가 메를 들었냐
욕을 했냐. ..........................그래........미안하다. 엄마가 못나서 아들넘 의지나 꺾어놓고....'
비수로 꽂혔다.
이미 중학교때 의지는 꺾어 버렸거든.....
알고 있다. 내 잘못인거. 근데.....자식넘이 나한테 대놓고 또박또박
던지는 그 말이 못으로 와서 가슴에 박혔다.
눈물이 났다.
하염없이...
자식넘들 먹을 빵을 구우며 소리없이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가만 구운 빵 먹으라 소리도 못하고 내려놓고 화장실 가서 한참을 울다가 방에서 티비 보고 있는 남편이
이상한 분위기 감지 했을텐데...큰넘에게 불똥 튈까바 방으로 들어가며 불을 껐다.
'왜?'
묻는다. 남편이..
'....................'
'왜 그러냐고' 목소리 올라간다.
'자려고.................'
다행이 더이상 묻지 않는다.
꺼억 꺼억 눈물이 나는걸 참지 못하고 다시 화장실로......
거기 오래 있지도 못하고 또다시 방으로..그렇게 날 밤을 새며 울고 또 울고..
남편은 이미 눈치 채고 있있지만..내 염려가 뭔줄 아는지
더이상 묻지도 큰넘에게 따지고 들지도 않았다.....
내 잘못에 대한 후회의 눈물인가...
늘 허허거리는 자식한테 들은 말이 서운해서 흐르는 눈물일까.....
종일..
난....
건드리기만 하면 소낙비 주룩 쏟아낼 준비가 되어 있는
잔뜩 흐린 하늘이다.....
후회....
뼈 아프다.
아들아. 넌 제발 엄마처럼 뼈아픈 후회 하는 일 없었으면 한다.
잘못된거..
알았으니...
다독이고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게 정답인데..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
사실 큰넘이라 기대가 컸다.
초딩때는 학교선생님이고 학원선생님이고 다들 잘하네요. 잘하네요..해서
그런줄 알았는데....
중학교 들어가서 그게 아니라는걸 알았다.
아니...우리의 기대치가 너무 높았다고 해야 맞다.
열손가락에서 중간쯤 왔다리 갔다리 하는 성적....
잘한다 잘한다 했어야 하는데...
못한다 왜 그것밖에 못하냐...했다...
내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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