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만나고 온 날 늦은 밤
남편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씻으러 나오는데
아들넘들이 쏘파에 앉아 티비를 보면서 킥킥 거린다.
'뭐가 그렇게 재밌는가. 아드님들~'
'엄마 . 서울사람들은 말을 어떻게 해?' 작은넘 말이다.
'어떻게 하기는 너처럼 하지~'
'아니이 그런거 말고오 국어책에 나오는데로 한다면서.'
'아무래도 표준말 많이 쓰겠지. 그래도 니들이랑 다른거 별루 모르겠던디.
전라도 말이며 투며 그닥 사투리가 많은지 모르고 살았는디~ 엄마는!'
'뭔디~ 뭐여. 그렁게. 근당게. 또 뭐 있지? 암튼 그런 말은 안쓸거 아니여.'
'뭐여는..사투리가 아니거든~ 근당게 어쩐당게 뭐 그런거나 근디 저런디 그런말은
안쓰것지.'
'아녀. 엄마 서울사람들은 '사'자도 '사'라고 안하고 ㅅ~ ㅏ 라고 부드럽게 한다던디!'
'어떤 넘이 그러디. ㅅ~ㅏ 가 뭐다냐. 사는 사지이.'
'아녀 그렇게 한디야. 말이 디기디게 부드러워서 간지럽디야.'
'누가 그러디~'
'뭐 그냥..형도 그렇고...'
'그렇게 궁금하혐 외숙모한테 전화 혀봐라.외숙모 태생 부터 서울사람 아니냐.'
'그런거 말고 서울사람들 대화 하는거 가만히 한번 들어보고 싶어. 진짜 재밌을것 같어.'
'재밌기는~ 티비 틀어봐 대부분 다아 서울말 쓰잖어.'
' 엄마 나도 사투리 많이 쓰지.'
'니가 무슨 사투리를 쓴다고 그냐?'
두넘이 킥킥거리면서 한참 서울사람 말투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수다 떠는 모습이
나는 서울사람 아이스크림도 녹일만치 부드럽게 말하는 것보다
더 달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