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치아교정 때문에 치과에 가는 날은
외식하는 날이다.
그렇다고 비싸고 좋은 고기도 아니고, 맛나고 푸짐한 그런것도 아니지만
우리는 은근 그날의 외식을 즐긴다.
한시반 예약..
예약은 한시반인데 먼저 진료카드를 가져다 놓는 사람부터 진료가 시작 된다.
그러니까 한시반 예약이 우리 아이들만 있는것이 아니고..
진료실 그 많은 의자에 주루룩 가서 앉아 빈자리가 없이 채워지는 만큼
그만큼이 같은 시간데 예약인것이다.
그러니 먼저 가서 조금 기다리는게 장땡이다.
안그럼 삼십분이고 한시간이고 기다림의 시간은 한여름 엿가락처럼 늘어진다.
작은넘 학교앞에 가서 태우고, 큰넘 학교앞으로 가서 그넘도 타라 하고..
밀리기 시작한 시내 한가운데를 관통하여 치과로 향한다.
예전 코아백화점이 있던 곳까지 운전해서 나기는 일은 거이 없는데
아들넘 덕분에 정기적으로 찾아 다니고 있는것이다.
작은넘 진료카드 들려보내 먼저 접수하라 내려놓고 큰넘이랑 교복 가게로...
뭔넘의 교복이 작년에 샀는데 작다.^^
키는 별루 큰것 같지 않은데 점심,저녁 급식을 해서 그런지 왕빼빼 큰넘이 제법
어깨도 벌어지고 뒤태를 보면 누구 아들인가 멋지다. ㅋ..
암튼..
바지 허리 작은건 내가 집에서 바늘로 키워놨고.. 와이셔츠는 아직 그런데로 입을만하고 해서
자켓만 샀다.
거금 11만원..ㅎ..
내년까지 입어야 해서 쬐끔 넉넉한걸로 샀다.
올해 입으면 내년에 못 입을것 같은 정말로 맞춤같은 사이즈가 하나 있기는 했지만..
내가 갑부도 아니고~
날은 추워질것이고~ 아이는 더 클것이니..그렇게 했따.
치과진료 마치고...
늘 가는 분식집에 앉아서..
큰넘은 이탈리안 돈까스, 작은넘은 고구마 돈까스, 나는 동태찌개 그리고
모듬초밥과 라볶기..ㅎㅎㅎ
우리는 이만큼은 먹는다.
큰넘것랑 작은넘것 한조각씩 집어먹고..
셀러드는 내가 다아 먹고...
나오는 길에 남편 김밥 사는것도 잊지 않았다.
맛나게 먹었다.
저녁이 맛없을 만큼 지금까지도 배는 든든하고..
근데 이상하지..
왜 이렇게 갈증이 나는걸까.
외식을 하고 나면 늘 느끼는거지만..참 갈증이 많이 난다.
나만 그런가..해서 아들넘들한테 물어보니
지들도 그렇단다.
확실히 맛이 좀 떨어지드라고 집밥이 좋긴 좋은가부다..
음식을 주문해놓고 집에서 혼자 점심을 먹을 남편이 걸러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정중하게 전화를 받으신다.
'어디에요~'
'집이에요~'
'일은 다 끝났어요?'
'네..끝내고 방금 들어왔어요.'
'옥상에 가스 안 돌려 놨데요. 내가 아침에 부탁 했었는데요..'
'네에...제가 와서 돌려놓고 찌개도 데워놨어요. 걱정 마세요. 사모님~'
'점심은 먹었어요?'
'네에 먹었어요.'
'우리는 지금 먹을라고 식당에 들어왔어요.'
'알았어요. 맛나게 잡숫고 오세요~'
'참.참 참..아들넘 교복 샀어요.'
'잘 했어요.'
'얼마냐고 안 물어 봐요?'
'내 돈 안들어 가니까 상관 없네요. '
'알았어요. 밥 먹고 갈께요.'
'네에.....천천히 오세요..'
옆에서 우리 통화를 엿듣고 있던 두넘이 키득 키득 난리가 났다.
작은넘은 주책이라며...호들갑을 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