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때 엄마집에 전화를 했더니 안받아 폰으로 전화를 했다.
'엄마 어디야?'
'왜? 엄마 밖에 나와 있는데..'
'어. 엄마 집에 있으면 잠깐 들리려고 그랫찌이.'
'그냐아..엄마 어제까지 펑펑 놀다가 오늘 상리성네 생강 캐러 일 왔어야.'
'무슨 일을 다니고 그래. 날도 싸늘 하두만..'
'아직은 괜찮여. 그려. 다음에 연락하고 와라'
'알았어. 엄마.' 하고 수화기를 내려 놨다.
며칠전 전화가 왔다.
밤을 많이 주워 왔는데 택배로 보내긴 좀 그렇다고 쪄서 냉동실에 넣어놨다가
먹으면 좋다 그래 삶아 놨따가 가져다 먹으라 했었다.
사는게 분주한 탓에 미루고 또 미루다가 나 움직이고 싶은 시간에 전화 했으니
엄마가 집에 안계시는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저녁밥을 먹고 다시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엄마. 나~'
'어. 우리 딸~ 저녁 먹었는가..'
'어. 먹었어. 엄마는? 먹고 마악 설거지 하고 들어왔다.'
'근데 생강캐러 다녀? 안힘들어? '
'괜찮여. 일이 그정도도 안힘들면 어디 그게 일이냐. 아자씨들이 캐주면 다듬어 담기만 한게
그렇게 힘들고 그런일은 아닌게 걱정하지 말어..'
'엄마는 맨날 괜찮데. 내일도 가?'
'왜?'
'아니 그냥..언제 잠깐 들리려고 그러지..'
'어..한 사나흘 한다는것 같더만. 엄마 없을때 와서 가져가라. 엄마가 김치 담어 놨어야~'
'뭔김치?'
'무시 잎사귀도 좋고 해서 한통 담아 놨는디 쪼께 싱거워야. 그래도 익으면 아삭하니 괜찮을껀게 가져다 먹어라.
'엄마는 디게 심심한가봐 뭔 맨날 김치를 그렇게 담어.'
'심심해서 담가디. 자식들 주고 싶어서 담지이..'
'하이고..엄마. 김치 담그는게 일이 얼마나 많은디..안그래도 괜찮여.'
'그래도 엄마는 니들이 가져다 맛나게 먹어주면 아주 좋더랑게. 내일이라도 엄마가 챙겨놓고 나갈께 가져가라.'
'엄마는. 뭐 그렇게 급하다고 거기까지 가서 엄마 얼굴도 안보고 와. 다음에 갈께 엄마 일끝나면 전화 해.
시간 내서 한번 가지 뭐.'
'그려. 그려라....따뜻하게 입고 댕겨. 춥드라.'
'엄마나 뜨듯하고 하고 다녀셔요~ 난 벌써 내복도 입었당게.'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냐...그려 감기 조심혀라잉~'
울엄마는 늘......걱정이 늘어진다.
저 걱정 내 손에 다아 옮겨 받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