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왜'

그냥. . 2010. 10. 28. 22:18

마트 들어갔다가 나와 폰을 보니 작은넘한테서

부재중 전화가 찍혀있다.

오늘 학원 선생님들 연수가서 학원 쉰다더니....하면서

재다이얼을 눌렀다.

'왜?'

지가 먼저 전화 해놓고 폰에 엄마 이름 뜨니 무뚝뚝하게 외마디 한다.

'니가 먼저 전화 했잖어. 전화 왜 했어 아들~' 나근나근한 목소리로 내가 묻는다.

'엄마 지금 어디야?'

'경매시장 갔다가 마트 잠깐 들렸다집에 가려고.. 왜?'

'학교 앞으로 올수 있어?'

'너 지금 어딘데?'

'학교앞 버스 정류장'

'좀 늦을것 같은데. 버스 타고 가서 걸어가고 있어. 걸어가다 만나면 좋고

안그러면 걍 쭈욱 걸어가고~'

'어.'

이래저래 일이 빨리 진행되서 다시 아들넘한테 전화를 했다.

'왜?'

'어디냐?'

'버스 탔어.'

'알았어. 버스 정류장에 내리면 기다리고 있어.'

'어.'

'반대편으로 건너와 있어야 해.'

'어.'

ㅎ..

울 막둥이 수다쟁이였다.

궁금한것이 많아 질문도 많고 말도 많아 늘 군것질 거리를 찾는

말 그대로 딸같은 막둥이였는디

어느날부터 말수가 부쩍 줄었다.

왜. 뭐. 알았어. 어. 어..가 전부다.

버스 정류장에 내려서 기다리고 있는 막둥이 차에 태워 집으로 향하면서..

'아들~'

'왜.'

'있잖어. 엄마가 전화하면 말 좀 다정 다감하게 해주면 안되냐?'

'왜?'

'또 왜냐? 뭐. 왜. 어. 알았어.' 할줄 아는말이 그것밖에 없냐?' 하며 웃었더니

아들넘도 우스운지 껄껄껄 웃는다.

난..

묵직한 아들넘보다 수다스런 아들넘이 더 좋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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