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커피한잔

그냥. . 2010. 11. 4. 19:58

따끈한 커피잔 들고 컴앞에 앉았다.

엄살쟁이 손가락은 어느새 시리다 해서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커피잔을 한참이나 감싸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판 위를 뛰어다니는 손가락 끝이 다시 시리다..

좀 더 추워지면 거실까지 보일러 들어갈꺼고 그때되면 시린 손도 조금은

괜찮아지지 않을까...싶다.

날이 차가워지면 제일 곤란한건 얼음처럼 차가워지는 손이라는 거..

그것만 아니여도 차가운 계절을 조금 더 좋아하지 않았을까...싶다.

 

집에 있을때는 몰랐는데 시내 한가운데를 지나 정읍으로 가는길엔

단풍이 제법 곱게 물 들었다.

엄마네 다녀왔다.

밤도 가져오고,

울엄마가 담가 놓은 김치도 가져오고, 조기도 몇마리 얻어오고

가시오가피 열매도 한되정도 가져왔다.

청국장도 해놓으셔서 가져왔다.

우리집 남자가 청국정을 워낙에 좋아해서

쬐금씩 만들어져 있는거 마트에서 사다 먹곤 했었는데

언젠가 엄마가 묻길래 지나가는 말로 사다 먹는다 했더니

그냥 흘려 듣지 않고 만들어 놓으신 거다.

미안하고 염치없고...

갈때는 가볍게 갔는데

올때는 내 양손 모자라 남편 앙손까지 무겁게 들고 왔다.

그렇다.

늘 바쁘게 종종거린다.

내가 바쁘니까 엄마도 덩달아 바쁘다.

언제 한번 여유 있게 좀 오라고 그러신다.

날마다 바쁘다고.....

엄마네 감나무에서 단감도 따 왔다.

내가 좋아하는 단감...

 

엄마란 뭘까.

나도 엄마지만

내 엄마를 이해하기에는 나는 한참이나 부족해서

그 넓고 큰 마음을 다 이해 할수가 없다.

그저..

죄송하고 미안하고..염치 없을 뿐..

'지나간날들 > 2010'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열시가 다 되어간다.  (0) 2010.11.04
친구..  (0) 2010.11.04
늦은 밤..  (0) 2010.11.03
나이가 그렇게 먹고 싶었을까..  (0) 2010.11.02
다행이다.  (0) 2010.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