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검색해서 가져온 사진입니다)
낯설지만 어설프지 않은 거리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우거진 숲의 나무들처럼 빽빽하게 사람들이 들어 찬 버스가 와서
내 앞에 섰다.
사람들을 헤집고 밀치고 의자에 있는 손잡이를 잡고 겨우 섰다.
한정거장쯤 갔을까...의자에 앉았던 사람이 내렸는데
그 빈자리가 공주풍 엔틱 의자처럼 고급스럽고 푹신한게 아닌가.
어머..이게 무슨 일~ 싶었지만 내게 주어진 자리겠거니 하고 편안히 앉았다.
얼마쯤 갔을까.....
'종점입니다..'라는 기사님의 목소리에 번쩍 눈을 떴다.
짙은 어둠속에 몇몇 낯설지만 어설프지 않은 사람들이 있고...
잠이 들이 내려야 할곳을 지나쳐 왔구나..깨달았지만 하나도 불안하거나
걱정이 되지 않았다.
이따가 버스 출발하는 버스 타고 가서 내리면 되는걸...싶은 마음이 들었을 뿐..
종점에서 차가 쉬어가는 동안 잠시 바람이나 쏘이자는 기분으로 버스에서
내려 두리번 거리는데
나무와 나무 사이로 검은빛깔의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바다다..'
'어머 바다야~' 나도 낯설지 않은 타인도 바다를 반기고...
좀 더 가까이 가까이 바다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저...수평선 끝이 붉어오기 시작하더니 붉은 태양이 쑤욱 올라온다.
그 광경이 얼마나 황홀하고 아름답던지..
그 붉은빛 바다가 얼마나 경이롭기까지 하던지 너무 너무 행복해하며 눈을떴다.
꿈이였다.
아주 기분 좋은 행복한 꿈..
한번도 바다에서 일출을 제대로 본적이 없는 내게 너무도 생생하기만 한 꿈속의 일출은
길조 같았다.
좋은 일이 있을것 같은 느낌..
그 느낌 그 행복감이 깨질까봐 입이 간질간질 했지만 말 한마디 안하고
한나절을 보냈다.
아무 일 없었따.
그래...아무 일 일어나지 않는게 행복인게지...마음을 달래며 남은 한나절을 마악 시작하는데
둘째 시동생이랑 남편이 통화 하는 소리가 들린다.
설마.................했지만..
사실이였다.
우리집 남자 나에게는 한마디 상의도 없이 감히 상상도 안되는 만큼의 돈을
대출해주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화가 버럭 났다.
아니 서운했다.
어쩜 그렇게 큰일을 결정하면서 마눌은 안중에도 없었을까...
서운하다 했다. 어쩜 그럴수 있느냐고..
걱정하지 말랜다. 석달만 쓰고 준다고..
걱정하는게 아니라 서운하다고...못 알아 듣느냐고 했다.
잘못 했단다.
그런데 잘못한것 같지 않아 보인다.
ㅎ..
난..
사실..
어제 엄마 보고 와서
한달에 오만원씩이라도 엄마한테 보내줘야지..했다가...좀 부담스러 삼만원씩만 보낼까..
아냐..삼만원이 요즘 돈이냐..그러고 머릿속에서 나만의 생각을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었는데
우리집 남자는.......어쩜...ㅎ..
동상이몽이라더니
난 어젯밤 이불속에서 삼만원 오만원을 계산하고 있었고
우리집 남자는 내 상상으로는 감히 상상도 안되는 금액을 대출해줘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다.
물론 믿는다.
그런 일 전에도 몇번 있었고....
아쉬울때만 전화하는것 같아 얄밉기는 하지만 동생 일 모르는척 하는 형보다는
인간적이여서 좋기도 하다.
그렇지만...
서운하고 화 나고..뿔따구 나고..
울집 남자는 잘못했구나..싶었는지 내 눈치만 살피고 있다.
ㅎ....
오늘 새벽..
그 아름답고 황홀하던 일출의 꿈..
그것은 그냥 개꿈이였단 말인가~
엄마에 대한..
내 마음의 표현..
진작부터 하고 싶었지만...
그것이 쉽지 않은 일이였다.
어찌 생각해보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적은 거지만..
왜 그렇게 시작하기가 쉽지 않았는지 알수 없다.
오늘..
계좌이체 시켰다.
큰돈은 아니지만...이제 나도 엄마한테 용돈 드리며 살고 싶다는 꿈
실천했다.
암것도 아닌 이 일을 결정하는데 혼자만의 고민이 참 많았는데
그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 이번 일에 오히려 감사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
한마디 상의 없이 일처리 해버린 남편에 대한 서운함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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