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넘이 학원에서 돌아오는 시간은 열시 반..
'엄마 오늘 저녁에 눈 온다고 했어?' 전화가 왔다.
'어. 지금 눈 오는데. 왜?'
'눈 온다고 집에 가래.' 어이 없다는 말투다.
'뭐? 눈온다고 집에 가란다고? 밥은?'
'먹었어.'
'알았어. 차는 운행하지?'
'어.'
그닥 많이 내리는 눈도 아니건만..
눈길이 무섭고 겁나는 길인거 알기는 하지만
눈온다고 학원에서 자율자습 시간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거 아닌가..
싶었지만 어쩌겠는가.
지금은 눈이 포실 포실 보기 좋게 내려도
이따가는 펑펑 쏟아질지도 모르는 일이니..
콩나물 두봉지 사들고 나와 아들넘 학원버스 내리는 곳으로 향하는데
눈은 없고 어둠속을 달리는 차량 불빛은 여전히 제빠르기만 하다.
막둥이넘 차에 타자마자
'뭐 눈도 안오는구만 집에 가라고 해~' 불만이 덕지 덕지 묻어 있다.
'다아 집에 갔냐?'
'아니..몇명만 마이크로 부르더니 집에 가래. 눈온다고..'
'어쩔수 있냐~ 너는 괜찮지만 저어기 고산쪽 사는 애들은 눈 많이 오면 위험하잖어.'
'그래도 그렇죠. 뭔 학원이 그런데요.'
'다음부터는 눈 이렇게 오면 아빠한테 먼저 전화 해봐 아빠가 별일 없으면
학원 앞으로 갈테니까 이야기 하고 공부 하고 와~' 남편이 한마디 하니
'예' 하며 좋아라 한다.
학원에서 하는 공부가 더 잘 되는데 ..
공부 좀 해보려 했는데 집에 가란다고..툴툴거리는 울 아들 ㅎ..
이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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