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흐림이다.
흐림이여서 더 그랬을꺼야.
아이들의 오전 한나절을 잠이란 넘한테 다아 빼앗기고
있게 된것은..
물론 명절 연휴라고 해서 늘어져서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 버릇한
이유이기도 하지만
내가 보기에도 좀 심했어.
하루이틀도 아니고...
점심때 들어온 우리집 남자의 눈에 곱게 보였을 리 없어.
눈곱도 안떼고 컴앞에 앉았는 큰넘도,
아직 이불속에서 뒹굴거리고 있는 작은넘도 좀 심하다 싶었겠지..
눈치가 심상치 않을걸 간파하긴 했지만
멍하니 컴앞에 앉았는 큰넘이나 잠속에 빠져있는 작은넘은
눈치가 코치인게 분명해.
'밥상 앞에 불밤송이 머리카락으로 앉아있는 두넘에게
스으으으윽.....밀려들기 시작한 쓰나미..
잘못하는거 아는지 두넘 다아 조용...
그래도 밥상 앞에서는 좀 아닌디..싶었지만 한마디 잘못 내놓았다가는
불꽃에 기름을 붙는 모양새가 될것 같아서 참았다.
쓰나미..
무서워,
그 분위기 정말 싫어.
그러면서도 가끔은 필요하다고 느껴.
그치만 밥상머리에서는 아닌것 같어..머릿속에 복잡한 나만의 생각을 정리하고
있을즈음..나한테도 한발의 화살이 날아왔다.
아들넘들 편에서만 늘 어쩌고 저쩌고 하니 아이들이 저모양이라고~
내가 뭘..어쨌는데..얼마나 지금 튀어나오려는 불만을 참으려고 노력중인디..
그렇게 몇분만에 쓰나미는 위력을 잃고,
작은넘은 학원 자습하러 가겠다고 씻고~
낼 개학인 큰넘은 이발하고 오겠다며 씻고.....
두넘 데리고 나오면서..
'내 니들 혼날줄 알았다. 벌써 며칠째냐! 어. 위로한답시고
잔소리가 늘어지고...'
다행히 아이들도 아빠의 잔소리를 고깝게 생각하지는 않는거 같다.
우리집 남자의 위력은 쓰나미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쓰나미도 어쩌지 못하는 부분 있다....
하긴
아무리 강력한 쓰나미가 지나가도 무슨 일 있었냐는 듯
멀쩡한 무언가도 있기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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