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먹자..
우리집 남자가 출출한 모양이다.
'먹어야지...'
'국수 삶아 먹을까..........'
'끄응..........나...힘들어..'
'그럼 비벼 먹을까? 애기 상추 있지.'
'없는데....'
'열무김치 익은 거 좀 넣고, 고추장도 넣고 계란 후라이 한장 해서
비벼 먹자, 간단하게 먹는게 너도 좋잖어.'
'어..................'
누구..오늘 우리집 남자 점심 같이 먹자고 불러주는 사람 없나...
속으로 귀찮아 귀찮아 생각하고 있었다..
입맛도 없고.....
밥맛도없고.......
커피맛도 없고.........
얼마쯤 지났을까........
'밥 먹자...'
'으응...5분만 있다가...12시도 안됐잖어.'
또다시 우리집 남자가 한마디 던진다.
이럴때 스스로 챙겨 먹으면 정말 사랑 받을텐데....
손가락이 아직도 붕대가 칭칭.....
우리집 남자 전화벨 안 울리나...생각하는 순간~
띵띠딩딩딩~ 띵디리딩딩~
거짓말처럼 전화 벨이 울리고..
'네...형님~' 늘 반가운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 우리집 남편..
'점심 먹었냐?' 폰 밖으로 낯익은 목소리가 흘러 나온다.
'먹어야지요.'
'어디서'
'집에서 먹지요. 형님은 점심 드셨어요?'
'나도 먹어야지. 어디서 만날까. 나와라 밥 먹자. '
'어디신데요?'
'지금 동네 들어가고 있어. 초포회관이나 금성가든으로 나와 누구랑 있냐?'
'집사람이랑 있지요.'
'같이 나와 오리 먹자~'
ㅎㅎㅎ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다녀와~' 했더니 같이 가자고..
입맛도 없고, 지금 고기 잘못 먹으면 채하기 쉽상이라고....
해성 우리집 남자 동네 다른 형님 불러 같이 오리 고기 먹으러 갔다.
흐흐흐..
나..
착하게 살았나봐.
점심 차리기 싫타고......투정부렸더니 바로 구원의 손길을 내려 주시고~
오늘 점심도 밥챙기기에서 해방이다~
'
'지나간날들 > 201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밖 빗속에는.. (0) | 2011.05.26 |
---|---|
약해지는 엄마, 강하지는 올케 (0) | 2011.05.25 |
아이가.. (0) | 2011.05.24 |
한두시간이면 되겠지..했다. (0) | 2011.05.24 |
뭐 먹고 싶냐? (0) | 2011.05.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