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갸웃 거리며
아홉시 반이면 도착한다는 지원인력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이다
남편 만나기로 한 장소에는 도착했는지 어떤지
지금이 열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인데 감감 무소식이다....
기동타격대들이라나 뭐라나 의경들이라고 하드만..
열명이 지원 나온다구
바람이 들어 올려 내팽게 친 거
우리 부부 힘으로는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인력지원 받았는디
다들 큰넘 나이 또래겠지....
오면 뭐라고 하나...
어서 오라고 해야 하나~
잘 왔다고 해야하나...
와줘서 고맙다고 해야하나.....
흐...
아들넘 또래라는 생각에 마음이 되게 많이 쓰인다.
어..
온다
다섯 아이가 왔다..
고창쪽에 복구 현장에 삼십여명 내려주고
이쪽으로 스물 여덟명 와서..
다섯명만 지원 받았다고...
내아들 만한~
고만 고만한~~
군기가 파악 잡혀있는 막내도..ㅎㅎ
귀엽고~ 의젓하고 늠름하고~~
다행히 우리 일은 완파된 곳 일 보다는 훨씬 수월하고~
여유도 있고~~
뭐가 그리 즐거운지 하하 하하 웃음 소리도 건강하다...
남편이 아들 같다며 쉬엄쉬염~~
빵도, 먹고, 음료수도 먹고~~
그럼에도.....할일은 또 칼같이 확실하게 하는 아이들이
참 믿음직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안쓰럽다 생각도 들고~~~~
50센치는 물러나 버렸던 철재들이 남편과 내 아들 같은 아이들덕분에
자리 잡혀가는 모습에 얼마나 뿌듯하고 마음이 가볍던지...
사실....
우리 부부 둘이 하려면 몇날 며칠은 해야 하는 일~
셋이 넷이..힘으로 밀어 부치니 제자리 지겹다고 가출 시도한 철재들이
제자리를 찾아 들었다..
고마워서~
안쓰러워서~~
아들 같아서....
그리고.....
기분 좋아서....
소대장인가 뭔가 하는 윗사람에게 전화해서 양해 구해서~
아들넘들 삼겹살 어쩌냐~ 했더니 좋다고~
막걸리도 한잔 할래?~~ 했드만...좋단다.
음료수는~~ 막걸리 마실께요..해서...
아들 같다며
집에서는 절대로 고기 굽거나 자르는 일 없는 우리집 남자
직접 가위와 집게를 잡고 고기도 곱고~~
삼겹 9인분에 막걸리 여섯병..
넘 많이 마시면 오후 일 하기 힘드니 생각해 가면서 마시라 했더니
알았다고 대답도 꾸뻑...잘도 한다.
밥도 잘먹고, 술도 잘먹고~
일두 잘하고....
우리집 나머지 일은 우리 부부 둘이서 며칠하면 충분한 일이라
한가하게 쉬어가면서 했던 오전 우리집 일과는 달리~~~
오후에 지원 나갈 곳은 완파된 곳 철거하는 작업이라
위험도하고 일도 많을텐데....걱정을 하며
보냈다.
잘 하고 갔겠지~~
그 아이들의 안부가 궁금하네...
오후에....
남편이랑 둘이 끙끙 거리면서...............
오후까지 아이들 데리고 해 볼껄...하는 생각 잠깐 들었지만....
우리야 뭐....이제 며칠 고생하면 되는데 싶어
잘했다 생각했다.
일은 해도해도 끝이 없고...
힘과 요령이 필요한 일들이라..
난 죽었다가 남자로 태어나지 않는 한...초짜 보조~~
우리집 남자.....
온몸을 땀으로 멱을 감으며 고생했다....
그래도 짜증 한번 안 내고...
미안한 마음이 불쑥 불쑥...
넘들처럼만큼만이라도 힘을 좀 쓸 수 있으면 조금 더 도움이 되련만...싶은
아쉬움..미안함...안쓰러움.....걱정..
그러나 어쩌랴 생겨먹기를 그렇게 생겨 먹은 걸..
어쨋건...
오늘..
큰 산 하나 넘었다.
피곤은 해도.....
마음은 한결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