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2

아구구구.....

그냥. . 2012. 9. 23. 21:17

 

ㅎㅎㅎ

아구구... 소리가 절로 난다...

일어날때도 아구구....

앉아야 할때도 아구구....

허리를 좀 구부려야 할때도 아구구구.....

손을 올려 뭔가를 해야 할때도 아구구구......

자의였건 타의였건

팔자 늘어지게 아홉달 가까이 살다가.....

일 없으니 죽겠구나....

역시 사라믄 일이 있어야 혀~~ 하면서

학수고대하던 일...

그 일을 새로 시작하믄서 그래 이게 이런게 사는 재미지~~

싶을즈음..

태풍지나가 일 만들어..

그때부터 지금까지 쭈우우우욱...강행군..

뭐 남들 일 많은 사람들이 들으면 하이고~ 뭔 그정도 가지고 강행군씩이나....

혀를 찰지 모르지만.

암튼기간에 한 아홉달 팔자 들어졌으니 고생 좀 해보라는 인생에

순응하며 열심히 고생?을 즐기고 있다.

언제까지 즐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픈만큼 성숙해진다고....

아마...

그동안 늘어진 팔자가 절~~~대 복 받은 팔자가 아니라는 걸

깨닫지 못했다면

지금...이 노동이 즐거움이라고 말 할수는 없었을 것이다.

암튼지간에....

큰 걸음으로 추석은 다가오고...

쪽달이던 달님은 어느새 반달이 되어 물끄러미 내려다 보고 있다.

오늘도 어제처럼...그리고 그저께처럼 열심히 일 하다가...

부부동반 모임 있는디...

도저히...

도~~~~저히 안될것 같아서

아니...내 명절 코앞이니 내 마음만 바빠서

같이 가자고 몇번이나 말하는데

지난번에도 빠졌으니 .....남편만 다녀오라 하며

저만큼까지만 하고 들어갈게...해놓고..

혼자 일을 하는디...

흐....

해질녘.........우리집 남자의 빈 자리가..

석양의 고요함이 덜컥 겁이 난다...

횡하니 라디오 소리만 윙윙 거려..

낯선? 나쁜? 사람을 부르는 거 아닌가...싶기도 하고...

누군가 불쑥 뛰어 들어올것 같기도 하고....

검은 그림자가 어딘가 숨어 있는 것 같기도 하고....ㅠ.ㅠ

멀리...

강둑길에서는 산책하는 낯선 사람들의 소리가 간간히 들리는데..

그것 마져도 완전 신경 쓰이더라는...

서둘러..손을 놀리고 있는데

작은넘 전화가 왔다...........

잠깐 통화하고, 남편이랑도 잠깐 통화하고...

그러고 났더니...

주위가 확연히 어두워졌다.

정말 잠깐이였는디......

그 잠깐 사이 딴짓 했다고, 해가 툭! 하고 떨어져 버린 모양이다.

정신없이 손 놀리다가...

안되겠다...싶어. 벌떡 일어났다.

목표치가 두어발짜국이면 끝내는디...

5분? 길어야 10분만 더하면 낼 우리집 남자한테 자랑스럽게 이만큼이나 했다고

자랑할 수 있는데...

서둘러 몸만 쑤욱 빠져나와 뛰는듯 걷다가....

두번이나 미끄러져 너머지고..

누가 쫓아온다고...

나이 사십 넘은 김여사 겁만 많아가지고.

어둠에 쫓겨 정신없이 도망치듯 걷다 보니 저만치서 반달이

아주아주 포근하고 인자한 미소로 내려다 보고 있다..

그렇게 살았는데 아직도 무서운게 많니?

무서울 것 하나도 없어..천천히 가..

그러다 다치겠다.......타이르듯..

도대체가 나이가 몇갠데 아직도 세상에 무서운 것이

이리도 많은걸까?
죽을때까지 이모양으로 살까 걱정이다.

세상은...

내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아름답고 따듯한 곳이라는 거 알면서도..

세상은 또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무서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김여사 머릿속에 있으니 평생을 이모양으로 살까....말그대로 심란스럽다.

그나저나 울집남자..

마무리 짓지 못한 일의 이유를 물으면....

뭐라고 둘러대나...

뭐라 하든 말든..

무셔서 도망갔지~ 분명 그러고 놀릴텐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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