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4

입방정

그냥. . 2014. 10. 19. 20:51

간만에 엄마한테 전화를 했다.

저녁에도 바쁜것은 절대 아닌데

왜 엄마한테 전화하는 일이 간만의 일이 되어야 하는지..

미안한 마음에

'엄마....잘 지내셨어~ 오랫만이네..' 했더니

잘 지내신다고..

그런데 목소리가 별다.

고구마 캐러 다니신다더니...

작년에 일하고 일비 못밭은 그집에 또 다닌다 해서

못 다니게 했는데

정산 다 해줘서 다시 다닌다 하더니

또 못 받은거냐고 물었더니..

돈을 못 받은것은 아닌데 기분이 묘호하게 안 좋으시단다.

엄마 말씀은..

고구마 세박스를 일 한 곳에서 사려고 실어다 달라고 했는데

엄마집 마당에 고구마 세 박스 내려놓고 간 고구마 장사가

한박스에 오만원씩 십오만원이라고

사흘치 품삯을 빼고 넣었다는 것이다.

뭔 고구마가 그리 비싸냐고 했더니

그러게 말이다~ 한다.

아무래도 잘못 산것 같다고 목소리에 힘이 없으시다.

내가~ 농산물도매시장 들어가서 경락가 보고 전화 해 줄께~ 하고는

들어가 확인해보니...박스에 젤 좋은것이 20kg 한박스에 삼만원정도...

가격을 보고나니 더 열이 받는다.

엄마한테 전화해서 이러고 저러고 한박스에 삼만원이면

최고로 좋은 것 사는디~ 어쩌고 저쩌고.

가져다 줘버려 어쩌고 저쩌고....한참을 열변을 토하고 나니

엄마 풀이 더 죽었다.

무거워 들어다 주지도 못하고,

이미 산다고 했는데 다시 가져가라고도 못하고...

속만 시끄러운 모양이다

사실..

모르는 사람에게도 그렇게 팔면 비싸게 파는건데

가을 내내 일해준 사람한테 삼만원 나오는 것을 사만원도 아니고

오만원씩 받고 팔았다는 것이 열이 받았는데..

그냥..가만히..엄마나 위로해주고 말껄~

길길이 날뛰고, 잘못 샀느니 비싸게 샀느니

주절거려서리 엄마 심사만 더 시끄럽게 했다.

이런........

나중에야 걍 비싼 고구마가 더 맛나다고 생각 하셔~하고 말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엄마 속은 상할대로 상했겠지.

며느리 잘먹는다고, 두박스

언니 한박스 보내려고 샀다는 고구마가

택배 보내기 전까지는 엄마 눈에 가시겠구나...싶다.

나도 참...입방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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