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저물어간다.
이제 여섯시...
창밖엔 어둠이 무겁다.
깊어가는 어둠은
깊어가는 가을만큼이나 무겁게 느껴진다.
간만에 햇살이 반짝 났다.
유난히 눈이 많은 12월이라...혹시? 하고 기대하는 마음
조금 있었나부다.
그러나..역시 크리스마스엔 눈 보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어제 내린 비 덕에 여기저기 남아있던 잔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거.
오히려 깔끔하기는 하다.
질척이는 녹다 만 눈이 있는 거 보다는
텅 비어 보이는 세상이 쫌 쓸쓸해 보이기는 하지만
시원해 보이기도 한다.
고양이가 있다.
일하러 가면..
고양이 한마리가
따듯한 곳을 찾아 들어왔다가
인기척이 나면 저만치 거리를 두고 도망가 버린다.
너 거기 있어도 돼.
밖에 춥잖어~ 해도
고양이에게 사람은 위험한 존재라는 인식이
뇌리에 박혀 있는 모양이다.
추워서 그러나..창고에서 자꾸 발견되는 고양이..
안쓰러워 우리집 멍멍이 사료를 좀 퍼다가 고양이 다니는
골목에 놓아 주었더니
한 이틀 손도 안되더니 어제 보니까 제법 먹었더라고.
그래서 오늘은
어제 꽃게탕 육수 내고 남은 멸치랑 사료를 조금 더 가져다가
놓았다.
그러고 동태를 살피니 먹은듯 안 먹은듯...
일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들여다 봤더니
오잉~ 한마리가 아니네
두마리....
밥그릇을 먹기 좋은 곳에 옮겨주며
나비야~ 밥먹어. 했더니.한마리는 박스 위로 올라가 버리고,
한마리는 어디 틈이 있는지 밖으로 도망 나가 버렸다.
살짝 자리 피해서 한참을 지켜보니
박스 위에 올라갔던
오늘 처음 보는 넘이 밥을 맛나게 먹고 있다.
흐흐흐...........
잘먹으니까 좋네.
추운 겨울만이라도 좀 챙겨야지 싶다.
좀 친해지고 싶은디 거기까지 가능할지는 모를 일이다.
그나저나
큰넘 들어오는 길에 피자 사오라 했는디~
언제 올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