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여섯시 반인데
어둠이 짙게 내려 앉았다.
세상이 한밤중처럼 고요한 것은
작은넘이 아직 기차 여행 중이고,
지금찜 에픽하이 콘서트 보고 있을 것이고,
우리집 남자가 친구 만나고 있는 관계로
집안에 텔레비젼 소리가 들리지 않는
까닭일 수도 있다.
저녁 먹고나니
배도 든든하고,
12월의 하루는 참 짧은 것 같다.
이른 고요함이 좋기도 하지만
앞으로는 부담스러워지지 않을까...싶다.
큰넘이 방학하면 집에 얼마나 와 있을지는 모르지만..
작은넘 입대하고나면
겨울밤의 고요는 더욱 깊고 또 깊어지지 않을까...싶다.
이번주 토요일이면 큰넘 잠시나마 집에 돌아오겠지.
오늘
남편 옷을 사려 갈까....하다가
겨울 패딩이나, 점퍼나 코트는 뭐 올해는 걍 입어도 될것 같고~ 해서...
내 겨울바지 두툼한 걸로 사러 갔다.
지난번 가을에 갔던 그 집에
밴딩 바지가 있더라구~
그래서 그집에 다시 가서 바지 두개 사고~
길이 줄이라 해 놓고,15~20분 걸린다고 해서
큰넘 외투나 한번 볼까...하고 돌아댕기다가
얼마전에 인터넷에서 잠깐 본~
괜찮아 보이던 브랜드 매장에 들어갔다.
눈에 화악 들어오는...
사진을 찍어 카톡으로 두개를 보냈다.
오늘 봐놓고 다음주에나 사려고 했는데
내일까지 세일이라니..뭐...
밑에 거~ 하고 한참만에 답을 하더니
전화가 왔다.
이러고 저러고 이야기 하면서
위에거는 얼마고
아래거는 얼마고~ 했더니...
그럼 위에거도 괜찮어..한다.
남편이 바꿔달라새 바꿔 주었더니 똑같은 말을 한 모양이다.
가격차이가 꽤 크니...흐흐흐..
옷값은 왜 이리 비싼겨....
그래도 맘에 드는 넘 사줘야지 싶어
거금을 주고 샀다.
외투는 하나 괜찮은 거 사 두면 두고두고 입을 수 있잖어.
특히 겨울 외투는...세탁만 잘 하면 뭐~
사놓고 보니 옷이 참 맘에 든다.
내 옷 같으면 안샀을 겨~
내생각~
내옷 사려고 나왔다가
아들넘 옷만 사고 가네~ 하는 남편 생각...
우리 통이 커졌어~ 하는 남편 말..
그러게 말이여~ 나..
그래도 그만큼 열심히 살잖어. 내 말..
그려.. 맞다.
봄엔 자켓도 두벌은 사줘야겠지~
실습 나가면... 우리집 남자 말..
그래야겄지..내 말..
짝은넘도 복학하면 똑같이 해달랠꺼여~ 우리집 남자 말~
해줘야지~ 내 말...
가만 생각해보면..
삶의 기준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부모는..
내것이 하나 생기는 거 보다는
자식들 앞으로 뭔가 하나 더 생기면
더 행복하고,
더 과감해지는 거 같다.
아들넘에게
후딱
따듯한 새로 산 저 옷을 입히고 싶다.
니트도 이뿌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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