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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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 2015. 12. 24. 19:59

한빈아 오늘은 세상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하는 날이여.

잠깐 아빠랑 나갔다 왔는데 차가 엄청 밀리기는 하드라.

우리 아들은 지금쯤 뭐하고 있을까. 여덟시 반이 넘었는데 이제는 생활관이 쫌 익숙해지지 않았을까?

우리 아들은 우표를 안 가져 가서 편지를 안보내나봐~ 다른 아들들 편지 받았다는 분 많던데...

점심 일 끝내고 들어 오면서 아빠한테 엄마가 한 말이여.

엄마 먼저 집안으로 들어왔는데 아빠가 마악 부르시더라 약간 상기 된 목소리로~ 아들 편지 왔다고

아빠도 아들 소식이 무척이나 궁금하셨던 모양이야.

잘 지내고 있다니 다행이다.

동기들도 좋다니 다행이고~ 또 다행이야. 생활관에 친구들이 많다니 그것도 다행이고 서로 의지하고,

도와주고 도움 받으며 잘 지냈으면 좋겠다.

마음 깊숙히 전우애가 생기면 학교 친구와는 또다른 깊은 정이 생길꺼야.

한빈아.

혹시 또 편지 보낼 일 있거든 뭐 필요한 거라든가, 있어야 하는 것 있으면 적어 보내.

군대리아는 맛있게 먹는 방법을 니가 아직 터득하지 못해서 맛 없다는 군대 선배 형님의 말씀이시다.

허긴.. 너는 또 버거 가게에서 알바하면서 무자게 많이 맛나게 먹었을테니 아직 맛 없을 때가 맞는 거라고 그러더라.

내일은 크리스마스네~

빨간글씨인디... 예수님 탄신일인데~ 쉬니?

쉬었으면 좋겠다. 종교활동도 하고

너는 언제부터 산타가 없다는 걸 알았을까? 갑자기 궁금해지는 거 있지.

산타는 없어도 사람들의 간절한 마음이 유독 많이 모여지는 날이기도 한 것 같다. 크리스마스는

엄마는~

요 며칠 그런 생각을 했어. 교회 다닐껄~ 아들에게 어려서부터 믿음이라도 좀 강건하게 키워줬으면

이런 상황에서 좀 더 의지하고, 기댈 존재가 있었을지도 모르는데..싶은 생각도 잠깐 했단다.

오늘 하루도 훈련 받느라 고생 많이 했지~

수고 했고....고생 많이 했다. 잘수 있을 때 잘 자고, 밥 잘 먹고, 따듯하게 입어서 감기 조심하렴

날마다 다치지 않게 조심하고, ~

또 편지 할께.

 

아침햇살이 눈부시다 서리꽃 위에 쏟아지는 햇살이 크리스마스여서 그런지 더 반짝이는듯 하구나
한빈아 엄마는 일 나가는 길이여
날도 싸아하고 귀찮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건 오늘이 크리스마스 빨간글씨이기 때문이겠지
우리 아들도 오늘은 쉬었으면 좋겠구나
어제는 형이랑 아빠랑 셋이서 순대국밥 먹고 왔어
너도 참 잘먹는데 참 많이 허전하더구나
날이 추우니 햇살이 더 귀하게 느껴지고 반가운 거 갔다
우리 오늘도 열심히 살아 보자
기분좋은 일 세가지쯤 생기는 아들의 클스마스가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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