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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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 2015. 12. 27. 20:34

 

한빈아 잘 잤어?
27일 일요일 아침 이여 일하러 가는 길이여 엄마랑 아빠는
오늘 아침도 아들은 구보나 뭐 그런 규칙적인 뭔가로 하루를 시작했겠지
어쩌면 추위를 날려 버릴 우렁찬 함성이 연병장의 이른 새벽 꽁꽁 얼어붙은 추위를 녹여내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엄마가 드라마나 예능을 너무 많이 봤나 봐 그치
아들아 그래도 오늘은 일요일이니 고된 훈련은 좀 덜하겠지 엄마는 기대 해 봐
일주일 지난 일주일 고된 훈련 받느라 애 썼어
오늘도 잘 보내고~사실은 추위 때문에 걱정이여서 편지 쓰는건데 엄마가 해 줄수 있는 말도일도 없는 게 진짜 이제 니가 홀로서기를 하는 모양이다
그러면서 견디고 견디면서 멋진 군인 멋진 남자가 되는거지
오늘도 화이팅하고
마음이라도 동기애로 따듯하게 보냈음 한다
아들아 견디고 나면 추억!
그치

 

아들~ 엄마야.

27일 저녁 일곱시 오십이분이라고 모니터 아랫자락에 쓰여 있네.

오늘 일요일인데 교회 다녀 왔어?

교회에서 좋은 시간 보냈어?

종교활동이라는게 있어 그래도 그나마 다행이구나 생각이 들기도 해.

오늘 무자게 추웠지~

사실 너에게는 추위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지 않은데 자꾸 하게 되네 안그래도 추운데 엄마 편지 볼때도

추위 생각을 해야 할까~ 싶은 마음에 빼고 싶은디...

그넘의 것을 가까이 할수도 없고, 멀리 떼어 버릴 수도 없고, 참 골치아픈 녀석이다. 그치

그래도 한빈아~

아차피 견디고 같이 가야 할 거라면 니가 대비 할수밖엔 없어.

엄마 입에서 엄마도 모르게 습관처럼 추워. 춥다.. 말이 나올때마다 사실 좀 뜨끔 뜨끔하다.

우리 막둥이는 더 추운 곳에 있는데 하는 생각에 말이야. 그래도 견디다 보면 봄은 꼬옥 오지~

아들~

혹시말야.

엄마가 전화 기다려진다는 편지 보낸 거  읽었니?

써놓고 보니까~ 포상으로 전화 받은 분 있다는 글을 읽었어.

아들아~

엄마 괜찮아.

엄마가 아들을 모르니. 그저 약하디 약한 몸으로  감당해 주고 있는 것 만으로도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데

그저 그냥 생각없이 목소리 듣고싶다...그런거니까 신경 쓰거나 전화  못하고 있는거에 대해서

엄마나 아빠한테 미안해 할 필요 전~~~~~~혀 없거든요.

엄마는 니가 물론 뛰어나게 잘해서 목소리 들려주면 더없이 좋겠지만 그 부담 때문에 무리하거나 미안해 하거나

그럼 정말이지 속상할 거 같어.

그냥 아들은 거기서 아들이 할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되는거야~

또다시 훈련은 시작 되겠구나...

하루 하루 열심히 살자.

손 많이 텄니? 얼굴은...

손발 관리 좀 신경 쓰고, 얼굴도 트면 아퍼. 로션 잘 바르고,

밥도 잘 먹고,

엄마가 날마다 하는 이야기 알지~

동기들하고 잘 지내고, 감기 조심하고, 잠도 잘수 있을 때 푸우우욱 자고,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고,

아들아~ 오늘 하루도 수고 많았다.

또 편지 쓸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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