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6

625

그냥. . 2015. 12. 29. 21:45

한빈아 엄마야~

29일 밤이 깊어가고 있구나.

오후부터 날이 풀린다고 들었는데 엄마가 잘못 들었는지 엄마만 추운건지 그렇다.

우리 아들 오늘도 빡센 훈련하느라 고생 많았지.

오늘은 뭐 했을까?

오늘이 화요일이고 2주차 화생방 있다고 들은 것 같은데 걱정이구나. 형에 알려준 대로 신경 쓸수 있음 좋으련만

가능할지 모를 일이니 걱정이 되는구나.

절대 눈 비비거나 얼굴 비비면 안된다는 거 알지.

오늘이 화요일이니 어쩌면 니가 엄마 편지를 읽을 때는 기억하고 싶지도 않은 훈련으로 과거 일이 되어 있을지 모르겠구나.

산넘어 산이지.

그래도 견디고, 버티고 감당하다보면 어느새 너는 그모든 걸 다 이겨내고 감당해 낸 의젓한 남자가 되어 있을 것이니

그것에라도 위안을 삼았으면 한다.

여린 너의 심성이 조금은 단단해졌으면 하고

체력적으로도 어느만큼은 더 강해졌으면 싶기도 하고,

체격도 튼튼해질거라 엄마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엄마가 모르는 소리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어차피 겪어야 할 역경이라면 그 역경 속에서 니가 좀 더 단단해지길

바라는 것이지

아들아. 모든 역경엔 댓가가 필요하듯이 많은 역경을 이겨낸 다음에는 그만큼의 만족감이나 결과물은

댓가에 비할 바 아니라고 생각한단다.

오늘은 엄마가 주절주절 할 말이 많은데 도대체 뭔 소리를 하고 있는지 엄마도 잘 모르겠다.

그넘의 화생방이 엄마 정신까지 혼미하게 하는 모양이다~ 흐흐흐흐...

오늘은 화요일~ 장구 배우는 날인데 엄마랑 아빠 땡땡이 치고 정훈이 형네 가족이랑 저녁 먹었어.

땡땡이는 이런 맛으로 치는구나~ 하고 즐기고 있단다. 크흐..

정훈이네가 시간이 오늘 밖에 안 된다고 해서~

지난번에 102 갈때 정훈이네 아빠가 일부러 찾아 와 주셨었잖어. 고맙기도 하고 그래서 저녁 대접한 거야.

정훈이 형이랑 형도 시간 맞춰 같이 했지

정훈이 형은 여전히 축구 좋아한다드라. 내일도 축구하러 간다나 봐~

형은 간만에 집에 있어. 요즘 총학 뭐 맡았다잖어. 그래서 자주 불려 나가는 모양이여.

귀찮아 귀찮아 하면서도 쫓아댕기는 거 보니까 감투의 무게가 크긴 큰 모양이다.

아들아~

오늘도 훈련하느라 수고 많았다.

잠 잘 자고~ 감기 조심하고, 동기들과 잘 지내고...

밥도 잘 먹고~ 알았지.

날마다 날마다 몸 조심하고~

사랑하는 아들....잘 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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