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엄마야.
유난히 게으른 아침이 뒤척이며 미적거리다가 벌떡 일어나 앉으며 미안한 미소 짓던
아들마냥 부드러운 빛깔로 엄마 방 창가를 부드럽게 감싸고 있구나~
아들 !! 잘 잤어?
오늘은 토요일 16년 1월 9일 아침 8시 34분이야.
엄마의 휴일이라 좀 느즈막히 일어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 부지런한 아빠 덕분에 일찌감치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앉아서 카페 둘러보다가 아들에게 편지를 쓰고 있지
여덟시 반이 넘었으니 아들은 벌써 두시간 전쯤 일어나 하루 일과를 시작했겠구나.
오늘 아침도 춥지. 밥은 따듯하게 먹었어?
다른 아들들은 샴푸랑 뭐 그런 거 보내라 그랬다는 거 같은디 아들은 말이 없어서 말이야.
이제 4주차 들어가니 보내기도 뭐하다.
깔끔쟁이 우리 아들이 그런 거 제일 불편해 할텐데 미안하다. 미리 챙기지 못해서..
수료식 할때 가져가 볼까?
아빠는 일하러 갔어.
날마다 해야 하는 일 있잖어.
그러고 보면 엄마는 그래도 휴일이 있긴 한데 아빠는 겨울엔 휴일이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네~
짧고 굵게 바쁜걸 좋아하는 엄마는
길고 가늘게 바쁜걸 좋아하는 아빠한테 늘~ 투정이긴 했지만 어떤게 정답이라고 말할수는 없는거니까
투정부리는 엄마보다 받아주는 아빠가 더 마음이 넓은지도 모르겠다. 흐흐흐...
아들~
오늘은 뭐하니?
생활관 동기들하고는 더없이 가까워졌겠구나.
힘들고 어려운 순간을 같이 겪어 낸 동지들이니 그 애정이 남다르리라 생각한다.
더 좋은 좀 더 나은 관계를 위해서 더 많이 도와가며 더 많이 양보하며 더 많이 위하기 바란다.
엄마는 오늘 아빠랑 고모네 잠깐 다녀오려고,
고모부가 좀 다치셔서 병원에 계시다나 봐.
충청도 홍성이니 적어도 한나절은 걸리지 않을까~ 싶다.
울아들..오늘 하루도 잘 보내고..
몸도, 마음도 관계도 건강하게 살자~
아들아...수료식이 이제 2주가 채 남지 않았어. 건강한 모습으로, 보자~
또 편지 할께~
아들아~ 엄마여. 흐흐흐...
지금쯤 울 아들은 잠자리에 들었을까? 아님 취침 준비하고 있을가?
1월 9일 저녁 10시 3분이여.
휴일은 참 빨리도 지나가지~
좀 천천히 느긋하게 지나갔으면...하는 바람이 있어서 그런지 휴일은 유난히 빨리 끝나는 거 같은 느낌이야~
그치 아들~
엄마도 아들처럼 체력이 약해서 쉴때는 암것도 안하고 쉬고 싶은 생각이 간절한디~
살다보면 휴일이라고 무작정 쉴수 있는 날은 그닥 많지 않드라고~
엄마가 군에 있는 그것도 이 추운 계절에 훈련소에서 고생고생하는 아들을 두고 뭔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미안 미안~ 흐흐흐..
아들은 오늘 뭐했을까?
토요일이니 야외 훈련은 안했을 것 같은~ 엄마의 짧은 정보로는 그런데 정확한 건 역시 모르지~
엄마는 아빠랑 홍천 고모부 병문안 다녀왔다.
차 사고가 있었다나 봐, 사고에 비해서 완전 다행이시라고~ 그래 맞어
그런 거 같어.
차 사고는 물론 좋지 않은 일이지만 그만하기 다행이라는 거.....
그렇게 말할수 있는 상황이 얼마나 감사하고 좋은가 싶다. 그치.
생각하기 나름.
긍정과 부정의 차이는 손바닥 뒤집기 차이라고~ 우리 어지간하면 긍정적으로 살자~
아들...
내일 교회 가지~
엄마 교회 게시판에 편지 안썼는데 아들 혹시 내일 엄마 편지 못받아서 서운한 거 아니여?
얼마전 편지에 안쓴다고 말하고, 오늘 아침에도 편지에 썼는디~ 얼마전에 쓴 건 정신 없는 하루 일과에
아들이 기억할까...싶기도 하고,
오늘 아침 편지는 아직 출력이 안되었네.
걍 쓸걸 그랬나. 싶기도 하지만~ 근데 늦었어 아들~
교회 편지 게시판은 토요일 낮에 출력이 끝나거든... 서운해 하지 마~
엄마가 이렇게 아들한테 편지 쓰고 있잖어.
아들~ 내일도 교회 가서~
스트레스도 날리고, 마음이 좀 편안한 시간 되었으면 좋겠다~
오예스나~ 초코파이도 맛나게 먹고, 콜라가 그렇게 맛있는지 몰랐다며. 콜라도 많이~ 먹고
좋은 설교 말씀도 귀로 듣고 마음으로도 듣고~ 알았쥐~
흐흐흐흐흐
울 아들 안본지가 참 오래 됬다.
이렇게 오래 안 본적은 없었던 것 같은디~ 그치
고등학교 때 기숙사 있을때도 적어도 2~3주에 한번씩은 본 것 같은디....
아들 얼굴 잊어 먹겄어~ 그치만 쪼금만 더 참자. 이제 정말 2주도 안 남았으~
아들~ 오늘도 잘 자고,
몸도~ 마음도~ 관계도~ 건강하자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