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창가에 초승달이 이쁘게도 걸렸다.
12월이 시작된지도 벌써 사흘 째
최강의 추위가 예고 되어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12월 같지 않은 날들이다.
늦가을 느낌도 그닥이었다.
추워 죽겠다 못살겠다 그럴 날 금방일지 모르지만
춥지 않은 계절이 좀 어색하다.
추울때는 추워야는게 맞는 모양이다.
요즘은 남편과 둘이 먹거나 혼자 먹는 저녁이 많아졌다.
간만에 표고버섯 듬뿍 넣어청국장을 끓이고..
남편이랑 둘이 식탁앞에 앉았다.
저만치 서너발짝 떨어진 곳에 국수가 앉아있기는 했지만
지 밥상이 아닌 줄 아는 국수는 식탁에는 관심이 없다.
뜨끈한 밥에 청국장, 갓김치.... 맛나다.
그러고 보니 엄마가 팔아 주신 쌀에 엄마표 청국장에
엄마표 갓김치, 김장김치, 무우김치 무생채, 물김치 그리고 파김치
동치미,
전부다 엄마표다.
내가 한 거라고는 더덕무침하고,, 그리고 마트에서 사온 젓갈무침..
흐.....
엄마 덕분에 요즘엔 먹는 걱정 안하고 산다.
안그래도 날 챙겨 주시는데 요즘은 더 하신다.
내가 해 먹어도 되는데 말이다.
이런 저런 김치들이 많으니 다른 걸 안 해 먹게 된다.
나물이며, 냉장고에 자고 있는 참외 장아치, 오이지 그리고 마늘쫑 장아치 등등등..
장아치들이 밥상에 올라오지 않은지가 꽤 된것 같다.
하물며 계란도 잘 안해먹는 것 같다.
식비가 많이 안든다. 허......
그 돈 엄마한테 쓰면 참말로 바른 일이겠지만 그렇게는
또 안되드라고.
나는 이 나이에도 엄마 덕으로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