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0

쪽달이 이쁘게 떴네

그냥. . 2020. 1. 1. 22:13

쪽달이 이쁘게 뜬 새해 첫날 저녁이다.

좀 많이 신경 쓰였다.

좀 많이 조심스럽기도 했다.

아침에 먹을 국을 준비하면서도 쓰잘데 없는

신경이 쓰였던 날....

그렇게 조심스러웠던 것은 지나간 이제 과거라는 이름으로

저장되기도 잊허지기도 할 19년도가 너무도 요란했기 때문이였다.

조용하고 싶었는데...

얌전하고 싶었는데...

우리집 남자가 도와주지를 않네.

안쓰럽기는 하다.

한해가 바뀌는데도 별반 달라지지 않고 지지부진한 그 일이

그렇게 새해로 넘어 왔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어쩌겠는가. 방법이 없지 않은가.

인정하고 포기하던가

달려들어 쳐 부스던가.....

흐....

성질대로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어디 세상 일이 내 맘 같지 않으니 말이다.


친구...

나를

심리상담사 정도로 아는 친구....

새해 첫날인 줄 아는지 모르는지

돌덩이 하나 큼직한 거 내 가슴에 올려 놓는다.

내 돌덩이도 무겁고만...

걍..모른채 하고 싶었는디...

어쩌다보니 또 들어주고 있다.

내가 문제인지 가가 문제인지..

내 기운이 쪽 빠진다. 그래도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기도 하지만..

어쩌다 가끔은 내 사는 것도 좀 물어 봐 주면 좋겠다는 서운한 생각이 든다.

나는....

무덤덤히

모범적으로

바람도 파도도 소나기도 없이 잘 살아가고 있는 것 처럼 보이는지

아님...

관심이 없는건지...

가끔은 서운하고

가끔은 안쓰럽고

또 가끔은 잊고 산다.

이렇게 돌덩이 하나 들고 와 이러쿵 저러쿵 하기 전까지는..

그렇게 오늘 하루가 또 가고 있다.

뭐 바랄게 있겠는가.

이 나이에

건강도 내 할 나름이고,

삶도 내 할나름이고....

우리집 남자도 내 할 나름일까?

건강도 내가 할수 있는 한계가 있고,

삶도 내가 어찌 못하는 부분 있고,

우리집 남자 또한 내가 어쩌지 못하는 부분이 더 많지

그게 당연한거지.

올해는....

더도말고 덜도 말고..

별 일 없었으면 좋겠다.

그냥....그렇게 좀 지루한듯 좀 나른한듯

그렇고 그런 날들로 채워졌으면 좋겠다.

우리집 남자에게 술에 대해서도 잔소리 안 해 볼까...생각 중이다.

평생 마눌보다 더 가까운 술을

마눌이 잔소리 한다가 버리겠는가..

그렇다고 술이 과한 것도 귀가 시간이 늦는 것도 아니니....

그냥 내비둬 볼까...고민 중이다.

우리집 남자가 술과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내가 뜨개질에 미쳐서 날밤 새는 줄 모르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거라고

생각해 볼란다.

잘 될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우리집 남자는 날밤 새지는 않지 않는가.

나보다 낫다.

그래........

당신은 당신

나는 나..

그렇게 한번 지금보다도 한뼘만 더 거리를 두고 살아 봅시다.

지금 보다 한뼘만큼 더내게 관심 거두소...

나도 그래 볼라요...두뼘쯤 더

'지나간날들 > 2020'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집엔  (0) 2020.02.04
우리집 강아지  (0) 2020.01.11
달무리  (0) 2020.01.11
이런 일이...  (0) 2020.01.06
남편이  (0) 2020.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