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0

비가 온다.

그냥. . 2020. 2. 12. 16:40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빗소리가 들리지 않으니 우리집 국수 

오늘은 왜. 또 산책 안가느냐고 두발을 모으고 이쁜짓을 하다가

그것도 안통한다 싶은지 이쁜 짓에 멍멍까지 덧붙혀 떼를 쓴다.

비 온다니까~

비와 국수야 오늘은 그냥 패드에다가 똥 싸~ 해도

말귀를 알아 듣지 못하는 국수는 떼를 쓴다.

뜨개질을 하니 내 손을 벅벅 긁어대며 자기 좀 보라며

왜 왜 쳐다도 안 보냐는 듯 떼를 쓰는것이 귀엽다

냉동실에 뼈다귀 간식 하나 꺼내 주니 물어다 놓고 얌전히 배깔고 누웠다.

간식이 식기를? 아니 냉기가 좀 사라지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이렇게 좋아하는 뼈다귀 간식도 집안에 식구가 없으면 옆에 모셔두기만 하고

안 먹는다.

혼자 잘 있는거 같은데 혼자 있는 것을 엄청 싫어하는 모양이다.

다 알수 없는 국수의 마음이 가끔 궁금하다.

아니 가끔 국수가 내 심부름을 좀 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앉아 뜨개질 하고 있는데 누군가 방문을 열어놓고 나가서 한기가 느껴지는데

뜨개질을 멈추고 싶지 않을 때

국수아 엄마 문 좀 닫아줘~ 하면 문 닥아 주고,

국수야 엄마 심심해 테레비 리모콘 좀 찾아봐 하면 찾아주고

국수야 엄마 커피 한잔만 타 주면 안될까? 하면 알았어 엄마~ 하고 타는 시늉이라도 하면

흐흐흐....

지금보다 천배 만배는 더 이뻐 할텐데 우리 국수는 그저 이쁘고 사랑스럽고 귀엽기만 하다.

내  심부름은 못하드라도 말귀라도 좀 알아 들으면 좋겠다는 생각.....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이면...

빗소리가 들리지 않아도 엄마가 비 와~ 하면 그렇구나...하고 알아 들었으면 좋겠구만

아쉽다.

그래도 저 필요한 말들은 대부분 알아 들으니 다행이지

엄마, 아빠, 형아, 그리고 젤 좋아하는 말, 간식, 산책, 나가자.

젤 예민한 말을 나가자.

나가자 라는 말은 저랑 같이인지 아닌지가 구분이 잘 안되는지 굉장히 예민하다.

그러고 보면 저 어리고 마냥 귀엽기만 한 녀석도 제 맘 표현을 하고 사는구나...싶다.

마당에 복순이...

새끼를 너무 일찍 떼어 보냈다.

내 생각은 아니였지만 어머니가 원하시니 뭐 더 뭔 말이 필요하겠는가.

마당 귀통이 양파밭이 운동장인양 뛰어 놀던 애기 강아지들이 무지함이 문제였지.

울지도 않는 복순이가.....괜찮나....제는 울지아 않아..했더니

밥도 잘 안먹고, 어지간해서는 엎을 수 없는 물그릇을 잘도 엎어 버린다.

아이들이 하나 둘 사라진 스트레스를 저렇게 내색하는 가 싶어 안쓰럽다.

시간 가면....

괜찮아지겠지

복순이 니가 그 어렸을적에 우리집에 와서 벌벌 떨었을 때 그때처럼

니 아이들도 그렇게 한 일주일 지나면 괜찮아질거야.

그 아이들이 괜찮아질 때 쯤이면 너도 괜찮아지리라 생각해 본다.

비가 온다.

비가 오네......

눈이 참 귀한 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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