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뭉이 전용 의자다.
내가 주방에서 뭘 하거나 바삐 돌아다니면
꼭 앉아서 쉰다.
방석을 깔아 주니 더 잘 올라간다.
잘 써주니 기분 좋다.
열심히 떠 주었는데 안 쓰면 것도 서운할 텐데 말이다.
그냥 쉬고싶은 날이다.
뭐 특별히 바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여기저기 쑤시는 날~
흐..
이런 이야기도 어색하지 않을 나이가 되었다는 것이
새삼스럽다.
저녁 먹고,
암것도 하기 싫어
빨래만 널고 걷고 뒹굴 거리다가
큰아이 출근시간 맞춰 깨워서 밥 먹이고,
세탁기가 빨아 놓은 빨래 또 널고..
마른빨래 정리하고 큰 아이방 정리하고
나와 노트북 앞에 마악 앉았는데 작은 넘이 들어온다.
밥 안 먹고 온다고 했으니 또 챙겨 드려야지
저 좋아하는 국에
반찬 간단히 챙겨 밥 차려 드렸더니
돈가스 튀겨주지.. 한다.
이제 꺼내 놔서 안 녹았어. 낼 튀겨줄게 했더니
뭐 냉동실 온도하고 기름 온도의 차가 커서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괜찮을 거라고..
귀찮아~ 이놈아. 했더니
막둥이만의 떼쓰기가 들어간다.
어떻게 이기겠는가 아홉 시 넘어와서 저녁 달라는 넘..
밥 먹고 다니라고 한소리 하고
튀겨서 대령하니
아~ 배부르다 한다.
잘 먹으니 좋기는 하다.
살이나 좀 찌지 싶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그냥저냥 쉬고 싶은 날..
저녁만 세 번 차리고~
컴 앞에 앉았더니
우리 집 멍뭉이 내 무릎에 누워 코오~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