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0

그냥 쉬고 싶은 날

그냥. . 2020. 10. 27. 21:06

멍뭉이 전용 의자다.

내가 주방에서 뭘 하거나 바삐 돌아다니면

꼭 앉아서 쉰다.

방석을 깔아 주니 더 잘 올라간다.

잘 써주니 기분 좋다.

열심히 떠 주었는데 안 쓰면 것도 서운할 텐데 말이다.

 

그냥 쉬고싶은 날이다.

뭐 특별히 바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여기저기 쑤시는 날~

흐..

이런 이야기도 어색하지 않을 나이가 되었다는 것이

새삼스럽다.

저녁 먹고,

암것도 하기 싫어 

빨래만 널고 걷고 뒹굴 거리다가

큰아이 출근시간 맞춰 깨워서 밥 먹이고,

세탁기가 빨아 놓은 빨래 또 널고..

마른빨래 정리하고 큰 아이방 정리하고

나와 노트북 앞에 마악 앉았는데 작은 넘이 들어온다.

밥 안 먹고 온다고 했으니 또 챙겨 드려야지

저 좋아하는 국에 

반찬 간단히 챙겨 밥 차려 드렸더니

돈가스 튀겨주지.. 한다.

이제 꺼내 놔서 안 녹았어. 낼 튀겨줄게 했더니

뭐 냉동실 온도하고 기름 온도의 차가 커서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괜찮을 거라고..

귀찮아~ 이놈아. 했더니 

막둥이만의 떼쓰기가 들어간다.

어떻게 이기겠는가 아홉 시 넘어와서 저녁 달라는 넘..

밥 먹고 다니라고 한소리 하고

튀겨서 대령하니

아~ 배부르다 한다.

잘 먹으니 좋기는 하다.

살이나 좀 찌지 싶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그냥저냥 쉬고 싶은 날..

저녁만 세 번 차리고~

컴 앞에 앉았더니

우리 집 멍뭉이 내 무릎에 누워 코오~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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