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욕심내고 있는 거다.
가격이 너무 세서 한 번도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자꾸 욕심이 난다.
탑다운을 뜨는데는
그리고 강아지 옷을 뜨는 데는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것 같다.
몇십 년을 오백 원짜리
아니 실 사면 덤으로 주는 대바늘도 불편한 줄 모르고 썼었는데
탑다운 방식으로 하다 보니 사은품 대바늘로는
확실히 아쉬운 부분이 있더라고.
근데 뭐
내가 탑다운으로 스웨터를 뜨는 일이 많은 것도 아니고
일 년에 한 번? 뜰까 말까 하지만
욕심이 생기네
강아지 옷 뜰 때도 뜨는 시간보다 바늘 중간중간 코 밀어 빼는 거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린 다는 게
예전에는 당연한 거였는데
지금도 물론 당연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럴 때마다 욕심이 나는 바늘이다.
사실 요즘은 체력 덕분인지
엄살이 늘었는지 오랜시간 내 양껏 뜨개질을 하지는 못한다.
목도리도 떠서 토욜날 결혼식에 하고 가려고 했는데
아직 절반의 절반도 못했다. 그래도 자꾸 마음이 간다
저 아이에게
뭐 욕심 내면 언젠가는 내 손안에 들오는 날 있지 않겠어?
남편한테 사달라 하고 싶지만
요즘 내가 먹은 한약 값이 후들후들이고..
오늘도 병원에 다녀왔잖아. 엄치가 있어야 말이지
그래도..
저 바늘을 마음속에 콕 박아 놓고..
내 생일 언제 오나 기다려 봐야지 싶다.
지난 생일 때
큰아이가 엄마 뭐 필요한 거 없어? 했을 적에
말할걸...
그래도 금액이 너머 크기는 해
내가 사야지. 뭐
머지않아 곧 저지를 것 같다.
점심때
큰아이가 효자동까지 가서 사십 분이나 기다려 사온 소문난 당근 김밥을
맛나게 먹었다.
남편은 점심도, 저녁도 그 김밥으로 해결했다.
남편이 남긴 절반 김밥도 내가 먹었다.
가을이라 그런지
한약 덕분인지 요즘 입맛이 좀 살아나는 거 같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