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0

가을비 내리던 날

그냥. . 2020. 11. 19. 23:29

뭔 가을비가 그렇게도 요란하게 내리던지

마음이 그저 싱숭생숭했다.

가을비는 그저 그냥

내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스산한데 말이다.

가을비 폭우로 쏟아지는 이 분우기 아스라한 날

김여사는

생강 지옥에 빠졌었다.

생강차도 만들고, 엄마도 좀 드리고, 내년에 먹을 생각도 좀

냉동실에 쟁여 두려고 5kg을 조생종 생강을 농사 지으시는 분에게

부탁했었다.

지난번에 주신 생강으로 대추를 넣어 이미 생강차를 어느 정도 만들어 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5kg이면 충분했는데

소통이 잘못되었는지 

10kg을 가져오셨다. 감사하게도 씻어가지고..

그래서... 엊저녁 두 시간을 시작으로

오늘 오후 세시쯤부터 열 시 반까지.... 그걸 다 껍질을 벗겼다.

아들 밥 챙겨주는 시간 30분 정도만 빼고, 

그걸 다...

대단한 김여사다. 

온 집안에 생강 냄새가 진동을 하지만 개운하다.

내일 또 씻으며 잔 껍질 남은 거 정리하는데 만만찮은 시간이 걸리기는 하겠지만

오늘처럼 그렇게 장시간은 아닐 테니 말이다.

손에서 생강 냄새가 폴폴..

후끈후끈 온수매트가 아니라

후끈후끈 내 손이 그렇다.

손 매을 때 내가 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뜨거운 물로 맨손으로 설거지를 하는 거..

그럼 피부 속에 스며들었던 매움이 어느 만큼은 사라진다.

그래도 오늘은 생강을 잡고 있던 시간이 길어서 그런지 아직 손이 얼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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