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을 가르키는 숫자가 더 움츠려 들게 하는 날들이다.
강아지 간식 말리느라고 베란다쪽으로 손가락 한마디 만큼 열어 놓은
주방 베란다쪽 창문에 습기가 얼었다.
-19℃
내 기억으로는 처음 보는 숫자 같다.
근데 우스운 것은
나는 그렇게 추운 것을 느끼지 못한 다는 것이다.
난 원래 추위를 많이 타고 두려워 한다.
남들보다 일찍 내의를 입고, 남들보다 서둘러 목도리를 하고,
남들보다 빨리 장갑을 낀다.
그래서 그런가.
완전무장이 생활화 되어 있어서.
그래서 그런지 추워서 죽을 것 같애.
그런 생각은 안 든다.
물론..
한파를 핑계로 일도 쉬고, 국수랑 산책도 최소로 줄이기는 했다.
그래서 생애 처음 보는 숫자가 위압감에 비해
나는 뭐 그래도 견딜만 하네 싶다.
어쩌면 내 삶의 방식 아닌가 싶다.
너무 아프면 무감각해져 버리는
무서울정도로 냉정해지는 흐...내가 그런 면이 좀 있다.
우리집 남자 수억으로 인생 공부 수업료를 냈을 때도 그랬고,
나 아파서 수술실 들어갈 때도 나는 침대에 실려가면서 느끼는
어지럼증이 먼저 엄습했었지 별 감흥이 없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애들 문제에서는 한없이 약한 엄마..
지난주인가 작은넘 폰을 바꾸어 주었다.
3년 좀 넘게 썻으니 오래도 되었고, 가끔씩 오작동 하는 것고,
베터리 방전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 그것들이 문제가 되어 폰이
고장이라도 나면 서울가서 그렇게 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바꾼 것이다.
근데 오는 큰넘 폰이 갔단다, 예고도 없이...황당해 하는 큰아이..
큰아이는 일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폰이 고장났다니 신경이 쓰이는 거다.
해 주면 좋은데 어느만큼 보탬이 되면 좋은데 그게 이제 금전적으로 독립한 아이이기도 하고,
그렇지만 신경이 좀 쓰이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