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1

오랜만에

그냥. . 2021. 1. 16. 23:07

오랜만에 캔맥주 하나를 마셨다.

오랜만 이여서 그런가. 아님 기분 탓인가.

얼굴에 뭐 하나를 뒤집어쓰고 있는 느낌과 약간의 멍한 두통이 있다.

날이 따듯하다고 추워지니 이 추위는 더 크고 강하게 느껴진다.

미용실에 염색하러 다녀왔다.

참 귀찮은 일이다. 가르마 부분이 하얗게 새어가는 모습이

남에게 더 잘 보인다는 것이 그렇다. 

하긴 어디 흰 머리카락 뿐이겠는가

내 얼굴도 내 옷매무새도 나보다는 남의 눈에 더 정확하게 잘 보이고,

내 살아가는 방향이나, 모양새나 색깔이나 비틀 거림도 

어찌 보면 남의 눈에 더 정확하게 보일 수도 있는 일이다.

남의 시선 뭐 그리 중요해라고 무시하고 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것도

내가 나를 제대로 들여다 보기에는 거울이 필요하고, 반성이 필요하고,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타인은 보이는 그대로의 내 모습이 그대로 머릿속에 마음속에 비치지 않겠는가.

그게 어느 만큼은 외곡되고,, 어느만큼은 꾸며지고, 어느만큼은 과장되었다 해도

그 부분마저도 내 모습일 테니 내가 아니라고 부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나는.....

나는...... 나는.......

할 말이 많았다.

핑계도 많았고, 변명도 많았고, 그럴 수밖에 없는 거라고 자기 합리화도 많이 했다.

지금도 많이 하고 있다.

나는 그래도 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나는 상처 받은 어린 병아리이니까.....

언제까지 병아리..

지금은 독기 품은 암탉 아니고?

할 말은 없다. 그렇지만 나는 내 안의 내가 아직도 안쓰럽고,

그 안쓰러운 나를 바라보는 엄마가 안쓰럽다.

그래서 울 엄마도 모르는

아니 울 엄마가 알면 기암 할 모습으로 가끔은 나를 무장하며

살아간다.

가끔은 너 그러면 안 돼

그렇게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없다.

할 수 없었겠지. 조금만 건드려도 나는 진물을 철철 흘리며 내 아픈 상처를 들어내며

나 이렇게 아파... 그래 더 상처 내려면 내. 그랬을 테니까.

어찌 되었건..

나는 그래도 되는데... 다른 사람이 그러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는 내 삐뚤어진 잣대..

나는 이 부분에서 이렇게 밖에 못하지만

당신은 안 그랬으면 좋겠는데 

당신이 더 할 때 나는 묘한 절망감을 느껴.

내가 브레이크 고장 난 자전거를 타고 내리막 길을 내 달리고 있을 때

당신은 나를 붙들어 줄 사람이면 좋겠는데

내 등을 떠미는 바람 같은 느낌이면.....

난 어쩌라고 싶어.

내가 성숙한 어른이 되지 못하고, 아직도 과거 속의 불쌍하고 안쓰러운 나에

발목 잡혀 현재를 병들이 고 있다면

아니 아니

사실 나는 내 망가진 몸뚱이가 내 좁은 속내 탓이 아닌 환경 탓이라고 생각하는 데에서

가장 큰 문제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 비뚤어진 자기애에서 이제 그만 벗어나야 하는데

쉽지 않다.

그냥.. 좀 심란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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