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서 껑충 봄으로 건너 뛴 느낌이다.
패딩점퍼에 양손 꼬옥 질러 넣고 다녀도 손이 시리다가
신경 좀 써 달라고 징징 거리던 날이 금새
얼굴 바꾼 바람 한 자락에서 봄이 느껴진다.
양지 바른 곳에 봄까치 꽃이 노오란 꽃잎을 내밀고 있다.
종잡을 수 없는 날씨에 종잡을 수 없는 컨디션..
늘어져 있었다.
게으름은 게으름으로 눌리고 게으름으로 늘어져
퍼져 있는데 작은 아들이 학교에 낼 서류가 필요하다고 해서리..
인터넷 발급 알아보다가 이미 오래전에 기간 지난 인증서 때문에
다시 발급받는게 귀찮아서 무인 발급기가 있는 곳을 찾아가
발급받아 피디에프 파일로 보내주고...
엄마네 다녀오자고 해서 엄마네 다녀왔다.
간만에 따듯해진 날씨에 엄마네 토방에는 동네 두 어르신이
마실 나와 앉아 엄마랑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명절 때 큰아이가 외할머니 몫으로 사다 놓은 건강식품이며
풍경화보 달력 그리고 어제 선물 들어온 천혜양을 나눠 담아 갔다.
그냥 저냥 다녀오자 하고 갔는데
엄마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전화번호 저장하는 일이며..
건강검진 받으신 결과지도 확인하고,
오랫동안 엄마의 친구가 되어준 텔레비전 리모콘의 고장..
말이나 하시지..이래이래 답답한 일이 있다고 하면
벌써 다녀 왔을 것을..
어제도 며칠 전에도 남편이 다녀 오자는 것을 몸살 기운 있다고..
귀찮다고 내가 주저앉고 말았었는데
엄마는 말도 안하고 얼마나 답답했을까 싶다.
리모콘 새로 주문해 주고, 문진표도 확인하고 잠깐 담소 나누다가
돌아왔다.
그렇게 오후 한 나절을 알차게 보냈다.
아니였으면..텔레비전이나 보다고, 뒹굴 거리다가 산책이나 나갔다 오는 걸로
채워졌겠지.
좀 더 부지런히 움직일 필요가 있다.
몸은...늘어진다고 해서 휴식을 넉넉히 준다고 해서 회복 되는게 아니야.
적당한 움직임과 적당한 일 그리고 적당한 교류가 균형을 잡아야 멀쩡해지는 거야,
그래....좀 더 열심히 살자.
조금 더 부지런히 살 필요가 있어.
자식일에만 열 올리지 말고 자식 일에만 부지런떨지 말고
엄마도 챙기면서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