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1

밤이 깊었네

그냥. . 2021. 2. 22. 22:14

그다지 바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밤이 깊어 버렸네.

날마다 자는지 자리에 누워 자면서 

박박 박박 최선을 다해 긁어대며 잠잘 자리를 마련하는 아이

낮에 잠깐씩 잘 때는 절대로 하지 않는 행동을 저녁에 기인 잠을

자기 전에는 늘 저렇게 자리를 만들고 이리저리 몸을 움직여가며

최대한 편안 자세를 찾아 움직이다가 눕는다.

집 강아지인데 지 잠자리 내 잠자리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닌데

날이면 날마다 누울 자리 만드는 것이 새 이불 개고 펴고 하는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딱... 따악 캔맥주 하나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다지 피곤한 날도 아니고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나도 가끔 아주 가끔 일주일에 한 번이나 열흘에 한 번쯤

생각이 나는 것을 보면 내 안에도 알코올을 좋아하는 호르몬이 있는

모양이기는 하다.

김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작은아이 말에 오늘 마트 가서 아이스팩 사 왔다.

그렇게 흔하고 흔하고 또 흔해서 냉동실에 몇 개 넣어 놓고 없애 버렸는데

이번 명절 쇠면서 그것마저도 자리 차지한다 싶어 버렸는데 

버리고 나니 쓸 일이 생기네.

정리의 기본은 버리는 거라고 해서 버리다 보면 이렇게 가끔

아쉬울 때가 있기도 하다.

작은 통에 김치 썰고 조금 큰 통에는 통배추로 보낼까 하다가 그것도

다 썰어 담았다.

썰어 먹는 거 자체가 귀찮은 일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이것저것 김치랑 같이 보낼 것들을 조금 더 챙겨 두고 

내일은 우체국에 다녀와야 할 것 같다.

아이들 군대 있을 적에 우체국에 자주 다녔었는데

그때 생각이 나네

울 엄마가 택배 좋아하듯 나도 택배랑 친해질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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