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뎌지는 걸까
세월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편승하다보니
흐르는 것인지 머무르는 것인지 감이 없어진 것인지
나는 여기 있는데 계절은 저만치 앞서서
걸어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엇그제 매화며 산수유 피었다고 좋아라 했는데
산책 가는 골목에 벚꽃이 피었더라고..
벌써? 여기는 좀 이른게 피는 꽃인가 했었다.
그러다가 엇그제 남편이 송광사 쪽에 벚꽃이 많이 피었다고
그러드라고
일하러 가는 길에 지나가는 길인데 거의 만개에 가깝다고 해서
아직 조금 더 있어야 필텐데...했었다.
그러다가 지난 일요일 남편이 전북대 앞에 갈 일이 있어서 갔는데
벚꽃이 완전 활짝 피었다고 그러드라고..
그래서 어제 남편 일 다녀 온 후에 송광사로 한 바퀴 돌고 오는데
너무너무 이쁜거다.
나는 아직 피었을거라고 생각도 안했는데 말이다.
아니 예전에는 꽃이 피기도 전에
언제피나 고개 빼꼼히 내밀고 기다렸는데
이제는 핀 줄도 모르고 지울뻔 했다는 것이
참 새삼스럽다.
꽃은 피고 지는 것은 뭐 자연의 이치이지만
아............그래 나 세상 흐름에 무뎌지는 것도 자연의 이치겠구나..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