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1

소낙비

그냥. . 2021. 7. 1. 19:59

저녁 먹은 설거지를 마악 시작하는데 우두두둑 빗소리가 들린다
소나기네
설거지 하던 손을 멈추고 대충 옷에 손을 문질러 닦고 주방 베란다에 쪼그리고 앉았다
빗소리 좋네
여름엔 이 소나기 소리가 제맛이지
창에 미끄러지는 빗줄기를 바라 보는 일도 좋다
멍하니 오늘 일과를 끝내고 방으로 흩어진 가족들과 방보다 더 내 개인 공간인 주방
누구도 방해하지 않는 이 시간 이 공간 이 빗소리가
참 좋다
창밖에 가로등은 휴가 중인지 아픈건지 아직 일을 히지 않고
가로등 불빛아래 빛줄기도 좋은데 아쉽다

소나기
소낙비 그 소리가 점차 잦아드는 느낌이다
이렇게 몇글자 적어 내려가는 그 잠깐의 시간과
증간 중간의 멍함의 시간 그 한 이십여분의 휴식이 꿀맛이었다
한껏 부드러워진 빗소리 배경음악 삼아 나의 저녁 일과를 시작해야지
설거지하고 세탁기 돌리고....

빗소리가 다시 우두두둑이다
조금 더 쉬라는가 보다
조금만 더 쉬고 움직여야지
이런날 이러 시간에 반가운 안부 전화나 메시지라도 하나 받을 수 있음 더없이 좋겠지만 빗소리
이 빗소리만으로도 충분히 휴식이다
참 좋다

 

 

씻고, 작은아이랑 통화하고, 엄마랑 통하 하고 캔 하나 들고 앉았다.

밤 내 오락가락 할 모양인지

어린아이 손에 맞겨진 수도꼭지처럼 빗소리가 들렸다 말았다를 오가고 있다.

또 오네...

내일 일 힘들겠네... 하면서도 빗소리는 싫지 않다.

특히 이렇게 저녁이나 이른 새벽에 내리는 빗소리는 너무 좋지..

어제는 병원 정기검진하러 가는 날이었다.

나 혼자 가도 괜찮은데...궂이 남편이 아들을 동행하라고 시켜서..

아빠 카드 가져가서 점심 먹고, 병원비 계산하로 오라고 해서

아들이랑 갔다.

그냥..말 그대로 검사만 하고 오는 날인데 말이다.

그래서.. 오전에 바쁘게 일을 마무리하고, 씻고 나가 시간이 빠듯해서

동네 앞에서 냉면을 먹었다. 아들이랑 먹어서 그런지 더 맛나더라고.

병원...

그 큰 병원 주차장이 늘 만석이다. 남편이랑 갈 때도 주차 자리를 찾아 몇 바퀴씩 돌고 하는데

아들을 건물 뒤편은 한가하다며 병원 건물 뒤편에 있는 주차장으로 가니 정말이지 많지는 않지만

드문드문 빈자리가 있더라고,

역시 젊은 아들이 생각도 젊다,

우리는 늘 익숙한 자리의 주차장을 배회하고는 했었는데 말이다.

채혈실에 가서 채혈하고..

검시하고............ 3시 10분 예약이었는데 일찍 도착해서인지 세시도 안 되어서 끝났다.

검사도... 슥삭 슥삭... 다 됐어요~ 하길래..

아들에게.. 이번 검사는 정말이지 너무 대충 하는 거 같아 ~ 했더니

아들... 실력이 좋은 의사인가 부지한다.

흐흐흐... 그런가...

아들 말을 듣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다. 실력이 좋고 별 문제없으니 금세 끝났겠지...

다음 주는 결과 보고 또 약 받아 와야지...

별 걱정 안 된다 이번에도.......

말 그대로 정기검진일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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