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1

몸살 날지도 몰라

그냥. . 2021. 11. 7. 22:03

오래간만에 한가했던 일요일 오전 산책길

새들의 지저귐은 청아하고

이슬을 맑고 바람은 싱그럽다.

낙엽 보러 가고 싶다.

누가 나 좀 낙엽이 잘 보이는 창 넓은 커피숍이든

낙엽이 비처럼 내리는 숲 속 어느 벤치든

조용한 숲길이든 데려다 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이슬 묻는 낙엽을 보며 불쑥불쑥 들었다.

저녁 무렵 

다시 간단한 산책을 나가면서

낙엽 보고 싶어 몸살 날지도 몰라... 허공에

아니 국수에게 중얼거리듯 하소연했는데

이넘의 국수는 대답이 없다...

 

 

엄마가 가끔 이명이 있었는데

요즘은 그게 제법 심해졌다신다.

기운 떨어져서 그런 거라고 몸 좀 그만 힘들게 하라 했다.

이비인후과 가 보신다고..

이명... 참 답 없는데 걱정이다.

 

남편이 텔레비전 목소리를 너무 키워놔서 

짜증이 스멀스멀..

나는 청각과민 환자 거든.. 흐흐흐

리모컨 리모콘 하며 찾고 다녔는데 찾아지지가 않는다

음성인식으로 몇 번이고 리모콘 찾기를 시켰지만 

리모컨을 벨소리로 찾는다는데..

벨소리는 먼 곳에서 아주 모기소리만 하게만 들리고 찾을 수가 없다.

이불 들어 젖히고,

남편한테 리모컨 어디 뒀느냐고 깨우고

침대 밑 살피고... 아... 리모컨 테리 비 너무 시끄러워 정신없어..

텔레비전...

하면서 주방이고, 아들방이고, 심지어 화장실에 베란다까지 찾고 다니는데

못 찾았다.

아무래도 이건 아닌 거 같아 싶어서

아마.... 그런가.. 싶어서 옷장 서랍장 열어 봤더니 그 안에 들어 있다.

남편 옷 정리해서 넣어 놓으면서 리모컨도 같이 넣은 모양이다.

어이없이 바라보는 남편에게...

미안.... 나 코피 한 바가지 쏟았어... 하니까

왜 뭔 코피? 한다.

몰라 나도 낮에 쏟은 게 모자랐나 봐..

했더니 

피곤한가 보다 몸 좀 쉬어라 한다.

흐흐흐흐.. 코피 덕분에 안 혼났어. 했더니

내가 뭘 널 혼내 한다.

아니.. 자는 거 깨웠잖아. 내가 텔레비전 시끄럽다고...

했더니.. 어서 일찍 너도 자.. 하며 다시 눕는다.

참...

서랍 안에 리모컨을 모셔두다니

세상에 별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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